[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5세대 이동통신(5G) 망에 해킹이 어려운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적용돼 안전한 이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LTE 망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5G 통신망의 가입자 인증 과정 등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도입해 안전한 5G인프라를 구축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양자암호통신은 물리량의 최소 단위인 '양자(Quantum)'의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 기술이다. 현존하는 보안기술 가운데 가장 안전한 통신암호화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의 통신암호 체계는 일정한 숫자패턴을 이용한다. 슈퍼컴퓨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1억 배 빠른 양자 컴퓨터가 본격 등장하면서 기존 암호체계의 사전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IDQ사의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패턴 분석이 불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만드는 장치로,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의 위험을 원천 봉쇄한다.
가입자 인증 과정은 단말 사용자가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모든 음성∙영상 데이터, SMS 등을 주고 받기 전에 정상 가입자로 인증을 받는 최초이자 필수적인 단계다. 만약 인증키 값이 유출될 경우 고객 정보가 도청, 해킹 등 범죄에 쓰일 수 있어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월 서울~대전 구간 트래픽 이중암호화
SK텔레콤은 다음달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대전 구간에 IDQ의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연동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한다.
양자키분배는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로 송신부와 수신부만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를 생성한다. 향후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양자 네트워크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센터장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5G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SK텔레콤 이용 고객들은 차별화된 통신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앞장서며 관련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 부문(ITU-T) 회의에서 SK텔레콤이 제안한 '양자키 분배를 활용하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신기술' 2건이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됐다. 이로써 SK텔레콤은 ITU-T에서 총4건의 양자암호기술 관련 국제표준화 과제를 수행하게 됐다.
이에 대해 ITU-T SG17 분과 의장인 염흥렬 순천향대 교수는 "SK텔레콤은 ITU-T의 국제 보안 표준 정립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에 SK텔레콤이 5G 이동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는 것은 보안 기술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준구 KAIST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ITRC 센터장은 "SK텔레콤 등을 주축으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성숙되어 국제 표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도 이러한 표준 기술이 정착되어 보다 안전한 이동통신 서비스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ITU-T에서 양자표준 분야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을뿐 아니라, 양자암호키 관련 국제 표준을 확립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공동편집인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세종-대전 간 LTE 백홀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했고, 2017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을 개발했다. 작년 2월에는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스위스 IDQ에 투자하는 등 최고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5G 시대에 보안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5G 핵심 보안기술인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을 통해 생태계 확대에 앞장서 대한민국의 5G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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