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최근 6~7년간 미국 IT기업들이 여러 개의 헬스케어 업체를 인수하며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IT 10대 기업들이 이 기간동안 헬스케어 기업의 매입에 쏟아 부은 자금만 47억달러(약 5조3천억원)에 이른다. IT기업들은 헬스케어 업체의 인수나 투자를 매년 추진하고 있어 이 액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T업체가 헬스케어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회사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헬스케어나 건강보험은 회사의 새수익사업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회사의 비용지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를 통제해 비용을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애플이나 IBM, 마이크로소프(MS), 삼성전자, 우버 등의 IT업체들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건강앱이나 의료환자용 디지털 택시승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기를 내놓고 있다.
이 업체들중 아마존이나 알파벳이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 아마존이나 알파벳은 특히 건강보험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알파벳·아마존, 건강보험 시장 조준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 따르면 미국 IT 기업중 알파벳이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알파벳은 자회사인 베릴리를 통해 생명과학 기술을 연구하며 의료발전을 꾀하고 있다. 알파벳은 인공지능(AI) 기술업체 딥마인드를 매입한 후 이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생성, 데이터 검출, 생활습관의 개선을 이루어 질병 치료방법을 찾고 있다.
알파벳은 또한 오스카, 크로버, 콜렉티브 허스 등의 선두 건강보험 업체들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아마존은 지난 여름 온라인 약품 처방 서비스업체 필팩을 인수하며 의료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관련업체를 놀라게 했다. 이어 아마존은 10월 가상비서 알렉사가 감기증상을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을 특허로 출원했다.
아마존은 이 외에도 전자의료기록(EMR)을 이용해 의사의 오진을 줄일 수 있는 내부 프로젝트 헤라를 진행하고 있다.
또 아마존은 지난해 1월 버크셔, JP 모건과 손잡고 직원들의 건강관리 계획을 효율적으로 세워 건강보험 비용을 현실화할 예정이다.
대기업은 상당한 금액이 의료비로 나가고 있어 장기적인 건강관리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사와 IT업체가 협력할 경우 다양한 종류의 기기를 사용해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어 큰 수술로 이어 질 수 있는 질병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애플도 이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건강보험회사 애트나와 손잡고 애플워치를 통해 고객에 맞는 운동, 자문을 제공하며 건강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40만명을 대상으로 한 애플워치 사용도 조사에서 착용자의 운동량이 비착용자보다 평균 34% 많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건강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건강보험 시장은 각종 규제와 현실적인 신뢰성 문제로 IT업체가 자금력만을 믿고 도전할 만한 시장이 아니다.
구글이 지난 2017년 구글헬스 서비스를 중단했던 것도 이런 현실적인 장벽 때문이었다.
◆3조달러 헬스케어 시장의 매력
IT업체들이 3조달러에 이르는 헬스케어 시장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 IT기업의 연매출 규모가 1천억달러를 넘어서면 그 뒤에 비슷한 규모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매우 힘들다.
아마존이나 알파벳,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e커머스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알파벳은 광고사업, 애플은 단말기 사업 등에서 크게 성공한 후 그 뒤를 이을 대박사업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기존 사업의 확장만으로 두자리수 이상 매출성장을 꾀하기 어렵다. 일부 업체들은 음식배달 서비스나 음성안내, 자율주행차 등의 수직적 시장 확대를 통해 성장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은 3조달러에 달하는 시장규모로 인해 성공적으로 진출할 경우 회사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이 사업은 데이터와 개인정보보호 문제라는 장애물이 있어 이 부분의 해결 실마리를 찾는 업체가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희권 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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