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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M&A戰에 등장한 카카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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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의장 의중 반영…인수 성사 시 게임 시너지 기대

[아이뉴스24 문영수, 민혜정 기자] 국내 최대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매물로 나온 넥슨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나섰다.

텐센트와 해외 사모펀드 등 외국 자본 중심의 인수합병(M&A) 경쟁 전면에 국내 기업이 등장한 셈이다. 실제로 국내 IT 기업이 넥슨 인수 가능성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 같은 1세대 IT·게임 창업자라는 것도 의미를 더하는 대목. 만약 이번 M&A가 성사될 경우 1세대 기업간 M&A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 규모 등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넥슨 지분 확보가 가능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카카오는 지난 29일 "내부적으로 넥슨 인수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인수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구체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아니다.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가 넥슨 인수전 참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가 넥슨 인수전 참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넥슨의 유력 인수업체로는 중국 텐센트를 비롯한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 칼라일 등 해외 자본이 꼽혔다. 예상 매각가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국내에서 이 같은 자금력과, 인수 의지를 보일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가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주사 엔엑스씨 지분 전량(98.64%) 매각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엔엑스씨 지분 매각가는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유력 인터넷기업인 카카오의 등장은 당장 국내 게임업계 1위 기업의 해외 매각 등을 막을 대안이 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카카오가 이른바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 등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M&A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카카오가 넥슨 지분을 인수할 경우 당장 핵심 사업 부문 중 하나인 게임 분야 시너지 제고 등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넥슨의 유력 지식재산권(IP) 등을 활용할 경우 게임 경쟁력 강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비롯해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과 같은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는 카카오게임즈로서는 넥슨 인수가 호재로 작용할 여지도 크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

다만 카카오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 규모가 약 1조5천억원 수준이어서 매물로 나온 넥슨 지분 전량을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여러 인수자가 구성하는 컨소시엄에 카카오가 참여하는 방향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왜 넥슨 인수를 검토할까

카카오의 넥슨 인수 검토에는 창업주인 김범수 의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범수 의장이 그동안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사해온 탓이다.

김범수 의장은 2000년 한게임과 이해진 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끌던 네이버컴을 합병,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NHN을 탄생시켰다. 이후 김 의장은 NHN 둥지를 떠나 카카오를 창업하고 2015년 포털 다음과 합병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하며 카카오톡 이외에도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엔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원이 넘는 돈에 인수한기도 했다. 현재 멜론은 카카오 매출의 40~50%를 책임질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토대가 될 엔터 사업에 밑거름이 되고 있어 성공한 M&A로 평가받는다.

김 의장이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꾀했던 만큼 게임 업계 1위 넥슨이 매물로 나오면서 이의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업계 안팎에서 넥슨이 해외자본에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같은 부담을 덜기 위해 김정주 회장과 김범수 의장이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이 넥슨과 같은 국내 대표 기업이 해외 자본에 매각되기보다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게 인터넷 업계를 위한 발전적인 방향으로 보는 듯 하다"며 "김정주 회장과 김범수 의장이 사전에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카카오로서도 인수액은 부담스럽지만, 멜론처럼 넥슨은 단기적으로 핵심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카카오가 현재 집중 투자하고 있는 이동 서비스(모빌리티), 영상 콘텐츠는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려면 자금 문제가 있기는 하나 인수에 성공할 경우 게임이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며 "모빌리티, 콘텐츠 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게임 같은 포트폴리오가 받쳐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기업 참전 가능성은?

카카오가 넥슨 인수전 참전을 예고하면서 다른 국내 IT 기업의 참전 여부도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특히 넥슨 경쟁사인 넷마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의 향후 행보에도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이중 넷마블의 경우 중국 파트너사이자 지분 17.71%(3대 주주)를 보유한 텐센트와 함께 넥슨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언급할 게 없다"며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또 지난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던 엔씨소프트는 "넥슨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넥슨 가능성을 일축했다.

스마일게이트 측 역시 "이번 넥슨 인수 이슈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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