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Why] 이종명 퓨전데이타 전 대표, 알짜 자회사 인수 후 다시 최대주주로

이종명 퓨전데이타 전 대표가 다시 퓨전데이타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11월 퓨전데이타를 인수한 삼성금거래소홀딩스가 주식을 받은 후 곧바로 매각해서다. 이 때문에 퓨전데이타는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그 사이 이 전 대표는 퓨전데이타의 알짜 자회사인 테크데이타글로벌을 1년 전 가격 그대로 개인법인을 통해 인수했다. 최대주주 자리도 유지하면서 자회사를 가져간 셈이다.

10일 한국거래소는 퓨전데이타에 대해 최대주주 변경 지연공시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퓨전데이타는 지난해 11월28일 최대주주가 이종명 전 대표로 바뀌었지만 이를 전날 공시했기 때문이다.

◆ 인수 후 곧바로 내다 판 삼성금거래소홀딩스

앞서 지난해 11월23일 퓨전데이타의 최대주주는 이 전 대표에서 삼성금거래소홀딩스로 변경됐다. 이 전 대표가 보유한 263만6천410주를 삼성금거래소홀딩스 외 4개사에 주당 7천390원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총 195억원 규모다.

삼성금거래소홀딩스는 총 97만5천635주(11.6%)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 전 대표는 69만6천15주(8.3%)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이후 삼성금거래소홀딩스는 주식을 받은 후 지난해 11월26일부터 12월5일까지 총 7회에 걸쳐 인수한 주식을 팔았다. 산 가격 그대로인 주당 7천390원으로 총 45만2천23주를 팔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4일 퓨전데이타는 1주당 2주를 주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식발행초과금 118억원이 무증 재원이었다. 무상증자는 통상 이익잉여금이 많이 쌓였을 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진행하는데, 퓨전데이타는 결손금이 쌓인 상태에서 자본잉여금으로 무증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삼성금거래소는 팔고 남은 38만8천612주에 77만7천224주를 무증으로 받아 총 116만5천836주를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서 또 38만8천612주를 장내매도하고 지난해 12월28일 16억원을 또 유상증자해 87만8천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현재 총 165만5천224주(6.3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과정이다.

이 전 대표는 매각하고 남은 주식에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더하면 총 86만4천15주(10.3%)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후 무상증자로 259만2천45주를 보유하게 됐다. 무증 후 45만주는 지난 12월21일 장내매도 했지만 여전히 214만2천45주가 남았기 때문에 다시 8.2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퓨전데이타 측은 "무상증자 권리주주확정을 위한 주주명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실을 알았다"며 "삼성금거래소홀딩스 측에서 주식 매각 관련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회사 '울바홀딩스'가 테크데이타글로벌 인수

복잡한 주식거래가 있던 와중, 지난해 12월21일에 퓨전데이타는 알짜 자회사인 테크데이타글로벌을 울바홀딩스라는 속초에 위치한 법인에 180억원에 매각했다. 1년 전 퓨전데이타가 처음 테크데이타글로벌을 인수했을 때와 동일한 가격이다. 울바홀딩스는 지난해 11월2일 설립된 법인으로 이종명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법인이다.

테크데이타글로벌은 2017년 8월 테크데이타의 소프트웨어 유통과 서비스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만든 회사로 2017년 12월21일에 퓨전데이타가 인수했다. 테크데이타글로벌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국내 최대 라이선스 솔루션 파트너(LSP)로, 올해 매출액 1천127억원, 영업익 54억원이 예상되는 알짜기업이다.

퓨전데이타 측은 "울바홀딩스가 이 전 대표의 회사는 맞다"면서도 "인수 자금 등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퓨전데이타의 주가는 10일 기준 1천85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금거래소홀딩스가 인수했던 지난해 11월23일 3천122원(수정주가) 대비 3분의 1토막 난 셈이다. 퓨전데이타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19억원, 영업손실은 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