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2조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잉여금 전환액 전액이 배당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2천900억원 수준만 배당하고 나머지는 주가 안정 및 신사업 투자 등에 사용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대구 달서군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금 중 2조원의 주식발행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이익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준비금이란 영업거래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재원으로 적립하는 법정준비금이다. 상법에는 자본의 2분의 1에 달할 때까지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토록 규정하고 있다. 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준비금은 법정준비금이므로 무상증자나 자본결손에 따른 전보로 충당이 가능하지만, 주주배당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익잉여금은 임의준비금으로 무상증자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주주배당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환은 통상 주주배당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정치권은 대주주 일가에 대한 수천억원 규모의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준비금 감액 배당은 소득세법 및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배당소득에 포함되지 않아 15.4% 소득세가 면제되다 보니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현대중공업지주 측은 대주주 고액배당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윤중근 현대중공업지주 이사회 의장은 "몇몇 언론에서 오늘 의결된 자본준비금 일부의 이익잉여금 전환의 건과 관련해 대주주일가에 약 6천300억원의 배당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오늘 의결된 이익잉여금 전환은 주주친화적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주주 여러분들에 대한 배당 목적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맞다"면서도 "2조원 전체가 당장 배당금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법상 주주에 대한 배당은 배당가능 이익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하고 배당금액도 시가배당 5%정도 선을 기준으로 본다면 전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해도 약 2천900억원 수준"이라며 "전환된 이익잉여금 중 많은 부분은 주가 안정 및 신사업 투자 등 회사의 발전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주 배당금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윤 의장은 해명했다. 그는 "주주 배당금이 비과세되는 경우는 세법상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배당금에 대해) 비과세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세법 관계자 다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주주 배당이 실시되면 대주주 일가는 수백억원의 배당액을 챙겨갈 것으로 보인다. 지주 지분 25.8%를 보유한 정몽준 이사장은 748억원을, 5.1%를 보유한 정기선 부사장은 147억원을 각각 배당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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