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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선의 인터넷 김밥] 인터넷 종량제는 쓰레기 종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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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무조건적 반대’는 감성적 ‘안티문화’의 전형일 뿐이다. 종량제 도입에 대한 관점은 경제적 문제가 아닌 문화적, 철학적 이슈이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

제도가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문화는 여간해서 인위적인 제도나 규제로 바꾸지 않는다. 고착된 문화는 오히려 규제를 사문화(死文化)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간혹 어떠한 근본에 해당하는 제도를 바꾸면 엄청난 문화적 변화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자면 금융실명제와 같은 것이다.

금융실명제 도입은 금융거래의 모든 관행과 아울러 이와 관련한 모든 문화적 흐름을 일순간에 바꿔놓았음을 알고 있다. 금번 총선에서의 강력한 선거법도 선거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지 않은가?

총선이 있었던 지난 주에 검색사이트 인기검색어의 상위권에 ‘인터넷종량제’라는 검색어가 3위로 올랐다. 네티즌들의 관심이 큰 이슈라는 증거인데 억측과 불만어린 성토가 가중되고 있다. 대다수의 네티즌은 인터넷 종량제가 도입되면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하게 될 것이므로 인터넷 이용이 상당히 제약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상식적인 관점에서는 넌센스다. 국민 대다수를 고객으로 상대하는 통신 사업자는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재미있는 점은 보수적 정체성을 표방하는 한 야당에서 인터넷종량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이 정당은 인터넷의 오용과 남용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갖고있는데도 불구하고 네티즌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인지 신속하게 네티즌의 생각에 동조했다.

인터넷 종량제는 도입여부는 사업당사자의 경제적 관점에 따른 선택이겠지만, 사회적 영향은 오히려 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종량제에 도입에 대한 소문을 흘린 통신사는 최근 시작된 검토사항 일 뿐이라고 일축하지만, 논의가 시작된 이상 종량제 방식은 어떠한 형태로든 적정한 시기에 부분적으로 도입이 될 것으로 예측함이 옳을 것이다.

일단 과민반응은 불필요하다. 종량제는 인터넷 이용시간과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내는 방식이다. 항간에서는 이렇게 할 경우 한 달에 수 백만원의 이용료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부추기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 단절적 통신매체이다. 웹브라우저 화면에 내용이 나타나는 동안은 데이터가 오가는 중이지만, 화면의 내용을 읽고 있을 때는 사실상 오프라인 상태다. ‘1시간 이용료’에서 ‘1시간’은 이용자에 따라 5시간일 수도 10시간 일 수도 있는 것이다.

통신사에서 주장하는 당위성은, 현재 5%의 이용자가 데이터전송량의 40%를 점유함으로, 자원의 비효율성과 이로 인한 이용자의 부담이 오히려 높다는 논리다. 과연 그 5%가 누구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이들은 분명히 과다한 데이터 전송량을 유발하는 이용자 층일 것이다. 그렇다면 성인사이트 이용자, 온라인게이머, 동영상을 즐기는 이용자, 파일공유 서비스 이용자, 매니아급 커뮤니티 활동자 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메일발송이나 뱅킹, 뉴스사이트 검색과 같은 종류의 일상적 활동은 그다지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지 않는다.

종량제를 도입한다 해도, 위와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는 선에 그칠 것이다. 중요한 점은 ‘종량제’ 라는 새로운 제도가 일부라도 도입 됨으로서 이용자의 인터넷 이용관행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량제’ 라는 인식기준이 의식 속에 자리잡으면, 인터넷 이용행태는 단순한 ‘무의식적 이용 또는 소비’ 수준에서 ‘구체적 효과를 생각하는 이성적 관점’ 차원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종량제는 인터넷 활용에 대한 근본적 관점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역할을 함으로서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가 생산적 방향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촉진제로 기능 할 수도 있다. 최근의 ‘무조건적 반대’는 감성적 ‘안티문화’의 전형일 뿐이다.

종량제 도입에 대한 관점은 경제적 문제가 아닌 문화적, 철학적 이슈이어야 한다. 혹, 인터넷 종량제 도입이 사이버공간의 쓰레기 종량제로 기능할지 누가 알겠는가?

/홍윤선 웹스테이지 대표 yshong@websta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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