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을 일반 담배와 같은 수준으로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 대표는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히츠'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스틱은 어느 회사든 일반 담배 제조 원가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일반 담배와 같은 세금을 적용한다면 결국 흡연자들에게 건강에 더 해로운 일반 담배를 권하는 것이 돼 국민 건강 증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에 대한 세율은 일반 담배의 90%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세율을 100%로 결정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해성 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결국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식약처가 지난 6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니코틴·타르 등 유해 성분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아이코스도 일반 담배처럼 똑같이 해롭다는 의미"라며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현재 각 업체들은 세금 인상을 막아설 명분이 사라진 상태다.
이에 한국필립모리스를 중심으로 관련 업체들은 현재 식약처의 연구 결과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니코틴이 80% 수준만 검출된 것은 그만큼 아이코스가 덜 해롭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또 이달 1일에는 식약처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식약처가 발표한 분석 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에 대한 정보 공개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세금을 더 매기려고 연구 결과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아이코스'를 판매하고 있는 42개국 중 한 나라도 일반 담배와 동일한 세금을 적용하는 곳은 없다"며 "식약처의 연구 결과에서도 WHO가 지정한 유해물질 한도가 90%나 줄어 들었지만, 식약처는 이 같은 결과는 발표하지 않고 타르 양에 대한 이야기만 해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최근 WHO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유해성 판단 기준과는 다르다"며 "일반 담배와 같은 세율을 적용하게 되면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인 '히츠'의 가격은 현재 4천500원에서 더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목표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한 후 국내에서 일반 담배에 대해서는 판매나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정 대표는 "아이코스를 선보인 후 국내에서 일반 담배에 대한 판촉 활동은 전혀하지 않고, 관련 비용도 대폭 삭감해 내년에는 비용 책정도 하지 않았다"며 "일반 담배 판매량이 여전히 많지만 덜 유해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코스처럼 궐련형 전자담배같이 일반 담배 대체품으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은 지금까지 없었고, 전 세계 42개국에서 '아이코스'로 사용자 중 일반 담배를 끊은 비율은 70~90%에 달한다"며 "정부도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가 둘 다 나쁘다고 보고 금연에 대해 '양자택일'하라는 식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돼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인식을 전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