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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완전자급제, 벌써부터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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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비자후생 차이 없을 것" …유통점·부처 '이견'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통신서비스 가입과 단말기 구매를 분리하는 단말기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다시 불붙는 형국이다.

하지만 완전자급제 효과가 명확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점의 반발에 부처간 이견도 있어 법 개정을 통한 도입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6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SK텔레콤 전국대리점협의회 창립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 협회와 협의회는 완전자급제 도입 등 현안에 대해 공식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최근 논의가 불붙고 있는 완전자급제를 둘러싼 유통점 중심의 반발이 본격화 될 조짐이다.

앞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가계통신비 인하 일환으로 완전자급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의원들 질의가 이어지자 "완전자급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통신서비스 가격은 규제를 통해 내려가고 있지만, 단말기 구매비용은 높아지고 있어 이의 해결 방안의 하나로 완전자급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문제는 이 경우 현재 유통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 당장 KMDA가 반발하는 이유다.

실제로 KMDA 측은 최근 성명을 내고 " 유통 말살 정책과 단말기 완전자급제라는 악수를 강행하게 된다면, 6만여 명에 달하는 이동통신 유통인들이 생업을 잃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집단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완전자급제 수면위, 논란도 '가열'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선택적인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전체 가입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 보조금이나 이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을 받고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입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단말기 보조금 규제 실효성 확보 방안 연구'에 따르면 이통사가 단말기 유통을 맡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는 지난 1996년 옛 신세기통신에 의해 시작됐다. 이후 기존가입자에 대한 요금전가 등을 이유로 2000년 6월부터 보조금 지급이 전면 금지됐다가 2008년 3월 보조금 지급이 전면 허용됐다.

하지만 이통3사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용자차별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원금 상한제를 핵심으로 하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2014년 도입됐다.

단통법 이후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5%) 등 조치로 보조금 형태가 줄고 있지만 통신비 이하에도 출고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단말기 판매와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자급제를 통해 단말기 출고가 경쟁을 촉진,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이통3사가 지난 해 유통점 3만 곳에 지급한 판매장려금이 4조원으로 지난해 3사 마케팅비용 약 8조원의 절반에 달한다"며 "장려금 지급을 통한 경쟁에서 요금인하 경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변경,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효과 두고 논란, 부처도 엇박자 …사전 검증 필요

현재 국회에는 이미 3건의 완전자급제 도입 법안이 계류 중이다. 야당에서도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이 완전자급제 도입 법안을 내긴 했지만 현재는 여당 측이 더 적극적이다.

하지만 완전자급제가 도입됐을때 이동통신 시장에 기대와 같은 효과를 가져올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관련 정부의 정책연구 등도 전무한 상태. 유통점의 거센 반발도 우려되지만 이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과 부처내 이견 등도 변수다.

실제로 올 초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에서도 완전자급제가 논의됐지만 법으로 이를 강제하기 보다는 단말기 자급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급제 도입에 따라 선택약정할인 폐지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오히려 이용자 혜택 축소와 유통망 구조조정에 따른 피해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 등 에서다.

더욱이 완전자급제 효과가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상규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달 발간된 정보통신정책연구 제25권에 기고한 '이동전화 시장구조와 단말기 자급제의 후생효과'를 주제로 한 논문에서 완전자급제에 따른 효과가 기존 판매방식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해당 논문은 소비자들이 이통 서비스 가격에 따라 최적소비량을 선택해 소비하는 모형을 분석, 결합판매와 단말기 자급제가 소비자후생·사회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상규 교수는 "제한적인 모형으로 볼 때 단말기과 서비스 시장이 각각 과점인 한국에서 각 시장의 가격경쟁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이 도입되면 완전자급제와 결합판매시 소비자후생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효과 등 검증을 한 뒤 정책을 시행해도 늦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IT전문 법률전문가는 "현재 이통시장은 이통사 유통망을 통한 판매량이 대다수"라며 "완전자급제 도입에 앞서 이 유통망이 소비자 전체에게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를 KISDI 정책 연구 등을 통해 경제학적으로 따져보고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통신 주무부처 두 기관장 간 완전자급제에 대한 입장이 다른 것도 변수.

사전규제를 담당하는 과기정통부가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완전자급제 도입을 공식화 했지만 사후규제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것.

이효성 방통위장은 지난해 유통점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완전자급제 취지는 좋지만 결과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며, "자급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판매제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고, 일선 매장의 반대 의견도 들어야 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방통위 관계자는 "완전자급제 도입은 (방통위와)과기정통부간 협의로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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