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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주항공, 기업문화 만들겠단 말보다 현장부터 살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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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여성 조종사와 여성 승무원으로만 구성된 방콕행 비행편을 최초 취항합니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지난 4월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여직원들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여직원들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취항한 비행편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말 동남아 국가로 떠나는 제주항공 소속 한 비행기는 출발 4분 전까지도 탑승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승객 수십명이 탑승절차를 끝내지 못하고 비행기 내 연결통로에서 대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기내수화물 탑재 지연이었다. 한 여성 승무원이 고객들의 휴대 수화물을 수화물칸에 제대로 올리지 못하면서 탑승이 늦어진 것이다. 결국 출발시간 임박해 지상직 남자 직원이 기내로 들어와서야 수화물 탑재 문제가 해결됐다.

문제는 제주항공 비행기에서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는 점이다. 해당 항공편 객실승무원은 "지상직 직원들이 자주 비행기 내로 들어와 휴대 수화물을 올리고 짐칸 확인을 도와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상직 직원들은 비행기 탑승구 앞에서 고객들의 항공기 표를 확인하고 미탑승 고객에게 안내 방송을 하는 게 주 역할이다. 비행기 내에 들어가는 경우는 탑승객 수가 맞지 않거나 긴급상황에만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사건은 한 여성 승무원의 힘이 달려서 발생했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물론 객실 승무원은 기내 휴대품을 수화물칸에 제 때 올려 비행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수화물 탑재가 늦어진다면 승객들도 스스로 나서 도왔어야 한다. 이같은 사건이 반복 발생하고 있다면, 이를 그대로 방치한 시스템과 이런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 측에 문제가 있다.

제주항공은 여성들로만 구성된 비행편을 취항했다는 홍보에 앞서, 근무 환경을 돌아보고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회사 이미지 실추로 직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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