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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어디로? …셈법 복잡해진 유료방송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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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발 유료방송 지각변동 예고...변수 많아 미지수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유료방송 시장 인수합병(M&A) 눈치싸움이 한층 더 치열해질 모양새다.

LG유플러스 인수설에 시달린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에 뛰어들면서 유료방송 시장 합종연횡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그러나 여전히 변수가 많아 아직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양상이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CJ헬로가 딜라이브 실사에 돌입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의 M&A 바람이 다시 일고 있다.

딜라이브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보 중 CJ헬로에 데이터룸 실사를 허용한 것. 이에 따라 CJ헬로가 실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CJ헬로 관계자는 "실사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인수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번 인수 작업과 관련해서는 증권거래소의 조회공시도 요구된 상태. 다만 이번 실사가 인수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 딜라이브가 매각을 추진하는 것 외에 CJ헬로가 매도에서 인수로 입장이 바뀐 것과 같이 인수 주체와 대상도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M&A 신호탄이 오른 것은 맞지만 재편 구도는 오히려 혼전양상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LG유플러스는 물론 점유율 규제 일몰로 M&A 경쟁에 등판이 가능해진 KT도 여전한 변수다.

◆딜라이브 태풍의 눈? "뚜껑 열어봐야 안다"

딜라이브는 사모투자펀트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꾸준히 매각을 시도했지만 좀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인수금융 만기연장에 따라 내년 7월까지는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

현재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일회계법인이 방향타를 쥐고 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듯 했던 딜라이브 매각에 CJ헬로가 인수를 추진하고 SK브로드밴드까지 거론되면서 딜라이브가 시장 재편의 핵으로 떠오른 셈이다.

더욱이 CJ헬로의 경우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의 M&A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무산된 이후로도 꾸준히 매각설에 시달렸으나 이번에는 인수 주체로 재 등장 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실제로 최근까지 LG유플러스와 매각을 논의하다 가격 등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유료방송시장 M&A가 새국면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매각 대신 경쟁 케이블TV 인수를 통한 사업 강화로 전략을 선회했기 때문. 케이블TV업계 1위 업체를 중심으로 이 시장 재편 가능성에 벌써부터 제4 이통 진출 등까지 염두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CJ헬로와 딜라이브는 케이블TV업계 내 각각 1, 3위 사업자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기준으로 CJ헬로의 케이블TV 내 점유율은 29.66%, 딜라이브는 21.77%다. 두 사업자의 결합을 통해 케이블TV의 50% 이상을 점유하게 된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CJ헬로가 13.1%로 3위, 딜라이브는 6.5%로 6위다. 결합시 19.6%로 단숨에 업계 2위에 오를 수 있다. 현 2위인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은 13.7%, 1위인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더해 30.5%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특히, 권역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케이블TV의 경우 서울 강남 지역에 강세를 보이는 딜라이브는 CJ헬로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 경기권역의 입지를 강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케이블TV 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앞서 지난 3월 현대HCN도 딜라이브의 17개 권역 중 하나인 서초디지털OTT방송을 인수바 있다. 현대HCN은 추가 인수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충청도와 경상도 인접 지역 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의 추가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TV 시장의 성장 둔화로 통신사 IPTV 업계를 주체로 일었던 유료방송 시장의 M&A 구도가 통신사에서 케이블TV 업계로 넘어간 듯한 모양새다.

그러나 여전히 성장성과 자금력, 규모 등에서 통신업계 중심의 M&A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이같은 재편이 실제 이뤄질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IPTV 가입자 기반, 최근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추세로 볼때 지역단위 케이블TV 중심의 재편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통신업계는 그간 '탈통신(MNO)' 추세에 맞춰 IPTV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이번 딜라이브 인수전에는 CJ헬로가 뛰어든데 이어 SK브로드밴드도 거론되는 상황. SK브로드밴드 역시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점유율을 20.2%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LG유플러스와 KT 역시 점유율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LG유플러스와 CJ 헬로간 M&A 역시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라이브 실사는 가격 협상 전 일종의 탐색 수준으로 실제 인수까지 이어질지는 알수없다"며 "매각가와 인수 희망가가 격차가 크고, 당장 딜라이브 실사 결과도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 추진은 향후 재 매각을 위한 몸값 올리기라는 해석도 있다"며 "이를 두고 현재 거론되는 SK나 LG는 물론 KT가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까지 말 그대로 오히려 양상이 더 복잡해 졌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딜라이브가 매물로 나온 이후 물밑 눈치싸움이 치열했으나 IPTV뿐만 아니라 케이블TV까지 인수 주체로 나서면서 경우의 수가 늘었다"며, "이미 성숙 시장인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입자 유치보다는 M&A 등을 통해 세를 불리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 탓"이라고 설명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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