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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카드수수료…종합몰·소셜커머스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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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대상에 오픈마켓만 포함…'반쪽' 지적 이어져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소규모 온라인 사업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기로 한 가운데, 온라인 판매자 사이에선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오픈마켓 입점업체만 수수료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어 롯데·신세계·CJ 등이 운영하는 종합몰과 위메프를 비롯한 소셜커머스 입점 사업자는 정책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25일 금융당국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와 11번가·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중소 판매자에게도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연 매출 기준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0.8%,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은 1.3%의 수수료가 적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온라인 판매자들는 인프라 구축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카드사와 직접 가맹점 계약을 맺는 대신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사)와 오픈마켓에 카드 결제 업무를 위탁해왔다. 문제는 온라인 판매자→오픈마켓→결제대행업체(PG)→카드사로 이어지는 구조에선 PG사가 대표 가맹점으로 분류돼 PG사의 매출을 기준으로 온라인 판매자의 수수료가 결정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오프라인 가맹점과 신용카드사 사이엔 밴(VAN)사만 끼어있지만, 온라인 판매자는 PG사와 호스팅사 등이 더해지면서 수수료 부담이 더 늘었다. 실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온라인 사업자들은 2%대의 신용카드 수수료에 호스팅 수수료(0.9%), PG 수수료(0.2~0.4%), 부가세(0.35%) 등을 더해 총 3.85%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매출 규모가 비슷할 경우 온라인 영세 사업자는 오프라인 가맹점 대비 5배, 중소 사업자는 3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온 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온라인 사업자에게도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 혜택을 주기 위해 작년 말부터 오픈마켓에 입점 사업자들의 카드결제 정보를 요청했다. 그러나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법적 근거와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이를 반년 넘게 거절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오픈마켓이 금융당국에 개별 입점업체의 결제 정보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내년부터는 온라인 영세·중소 사업자들도 카드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이를 통해 영세 가맹점은 평균 1.13%, 중소 가맹점은 0.75%의 이익률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여기에 종합몰과 소셜커머스는 제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오픈마켓을 제외한 일반몰의 거래액은 인터넷쇼핑 전체 거래액(74조6천500억원)의 64%를 차지했다. 즉, 대다수의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자들은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그대로 안고 가게 된 것이다.

심지어는 한 지붕 아래서도 판매자들 간 카드 수수료율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사업을 모두 영위 중인 쿠팡·티몬의 경우 소셜커머스 사업자는 기존의 카드 수수료를 그대로 내는 반면, 오픈마켓 입점 사업자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자들 사이에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셜커머스 입점 판매자는 "내년부턴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더는 줄 알고 기뻐했는데 소셜커머스는 해당이 안 된다니 당혹스럽다"며 "사업자금과 경험이 부족한 영세·중소 판매자들이 소셜커머스에 더 많이 몰려있는데, 오픈마켓 입점 업체에만 혜택을 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같은 영세·중소 사업자로서 박탈감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일반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카드 수수료율 차이로 판매자들을 오픈마켓에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 수수료율이 1%만 올라도 판매자들의 동요가 큰 업계 특성상 카드 수수료율이 낮은 오픈마켓은 판매자들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금융위가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0%대로 내리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픈마켓에만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업체 간 격차를 벌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법 개정을 하려면 종합몰과 소셜커머스까지 포함해야 한다"며 "판매자 입장에선 카드 수수료가 높은 플랫폼에 물건을 팔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오픈마켓, 민감한 경영정보 공개 우려에 심기 불편

그러나 이러한 논란을 바라보는 오픈마켓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사실 영세 입점업체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가 오픈마켓에 재무적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자칫 수수료 책정 등 민감한 경영정보가 공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픈마켓은 PG자격을 갖췄는데, 정부가 온라인 영세·중소 사업자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PG·호스팅 수수료를 손보려 할 수 때문이다. 온라인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가 인하돼도 PG·호스팅사의 수수료가 줄지 않으면 판매자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아 이에 대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카드사들이 매출 여력이 작은 영세·중소 사업자에겐 비싼 수수료율을 물리고 있는 것이 문제인데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애꿎은 PG사와 오픈마켓에 불똥이 튀고 있다"며 "PG사와 오픈마켓이 비대면 거래로 인해 발생하는 가맹점 리스크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은 잊은 듯하다"고 꼬집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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