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빠른 회사는 느린 회사를 잠식한다. 사업에서 속도는 생명이다. 금융기업은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해 빠른 속도로 혁신할 수 있다."
마디 메드자오위 CA테크놀로지스 책임 API 이코노미스트는 17일 서울 삼성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오픈 AP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업이 서비스를 API로 공개하고 디지털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까지 은행은 예·적금, 송금, 대출 등 은행만의 고유 업무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금융업무가 인터넷·모바일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했고 핀테크 업체가 개인간(P2P) 대출상품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고유 업무를 위협받는 상황.
이에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API를 통한 개방과 혁신이 중요해지고 있다. API는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일종의 도구다. 기업이 쉽게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픈 API는 말 그대로 API를 공개해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엔 은행 잔고를 확인하려면 은행의 인터넷·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오픈 API를 이용하면 자주 사용하는 앱, 가령 카카오톡에서도 은행잔고를 확인하고 이체까지 할 수 있다. 오픈 API를 이용해 여러 은행계좌를 통합하고 관리하는 앱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오픈 API 사업이 활성화 되면 은행은 개별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던 데서 나아가 기업에게 금융 API를 판매하고 새로운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실제 스페인 최대은행 'BBVA'는 API 마켓을 운영하면서 대출, 계좌조회, 결제 등과 관련된 금융 API를 판매한다. 프랑스 금융그룹 BNP파리바가 만든 '헬로 뱅크'는 부동산 업체에 API를 개방하고, 아파트를 구매하는 고객이 대출 이력을 점검할 수 있게 돕는다. 국내서도 NH농협, KEB 하나은행 등이 금융 API를 서비스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API를 생성·배포하는 모든 단계를 관리하고 최적화 해야 한다. 특히 API로 노출되는 기업의 정보를 보호하고 인가된 사용자만 시스템에 접근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보안이 중요하다.
조상원 한국CA테크놀로지스 이사는 "생성주기(라이프사이클)에 따라 API를 관리하는 모델 수립이 필수화 되는 추세"라며 "올해, 내년을 기점으로 API 사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티핑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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