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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넷플릭스, 시장혁신 기회 …법·제도 정비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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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③넷플릭스 서비스 확대, 위기인가 기회인가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글로벌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넷플릭스가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제휴를 통해 IPTV와 결합을 시도하면서 벌써부터 플랫폼 및 콘텐츠 시장 잠식 등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딜라이브, CJ헬로 등 케이블TV와 제휴했지만 가입자 수 확대에는 한계가 있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콘텐츠 투자 확대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아이뉴스24는 긴급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 넷플릭스의 이 같은 서비스 확대를 어떻게 봐야할 지 파장 및 효과, 대응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참석자

이상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이상 가나다순), 사회 박영례 정보미디어부문 에디터, 정리 도민선 기자.

◆IPTV와 손잡으려는 넷플릭스…왜?

△넷플릭스가 국내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됐다. 케이블TV 등과 제휴, 현재 가입자 수준은 20만명대(셋톱박스 중심)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IPTV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넷플릭스 서비스 확대를 어떻게 봐야할까.

▲이종관 = 기존 통신사 비즈니스모델은 방송과는 다르다. 트래픽이 발생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따라서 통신사는 어떻게 하면 이용자 트래픽을 유발할지가 중요하다. 미디어서비스에 대한 투자제휴 요인이 자연히 생긴다.

특히 어떤 서비스 라인업을 갖고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기존 콘텐츠 제휴는 차별성이 없었다. 넷플릭스 처럼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플랫폼이라면, 특히 독점계약일 때 매력적인 제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독점이 아니더라도 LG유플러스가 먼저 하면 다른 통신사도 하게 될 것이다.

또 후발사업자는 독자적인 서비스 모델을 갖기 어렵다. 해외 사례를 보면 넷플릭스는 항상 2~3위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시장에 침투했다. 한국에서 과거 애플 아이폰이 2위 사업자인 KT를 통해 들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상원 = 넷플릭스의 시장침투는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넷플릭스가 시장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기존 사업자들의 대처 유형은 크게 3가지다. 첫째, 통신사는 결합상품을 이용해 경쟁할 수 있다. 둘째, LG유플러스처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이다. 셋째, 국내 사업자들끼리 힘을 모아 경쟁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과 외국의 미디어시장 상황이나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은 한국 보다 유료방송가격이 상당히 높다. 특히 OTT는 더 하다.

시장 간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해석해야 한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 벌어진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난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미국이나 영국은 기존 유료방송 이용료가 비싸 소비자들이 넷플릭스를 대안으로 선택한 듯하다. 우리나라는 다른 구조다. 그런데도 지상파 방송 등을 중심으로 시장잠식이 우려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세경 = 한국은 IPTV가 도입될 때 별도의 법(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을 뒀지만, 성장과정은 케이블TV와 똑같았다. IPTV는 통신을 이용하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했다. 수익이 배분될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지상파방송 등의 우려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지금은 OTT가 본격 도입되면 통신사들이 IPTV 가입자를 이용해 그들에게 유리한 판으로 끌고 갈 것이라 우려하는 듯하다.

▲이종관 = 플랫폼이 고도화돼야 미디어사업이 성장하는데, 그에 따른 과실이 콘텐츠사업자들에게 적절히 배분되는지 문제다. IPTV가 들어왔다고 해서 지상파방송이나 콘텐츠사업자들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포트폴리오의 변화일 뿐이었다. 넷플릭스가 들어오면 프로그램 판매수익이나 유통수익이 넷플릭스에 잠식당할까 우려하는 것이다.

▲하주용 = 넷플릭스가 들어와서 함께 콘텐츠를 만들면 글로벌 유통도 가능해진다. 지금 지상파방송이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데 잘 안 되고 있다. 전체 판을 보는 대신 당장 국내 VOD 파이를 나눠 갖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VOD 판매량의 절반이 지상파방송 몫이다.

◆방송산업 붕괴? 과도 …'메기'효과 등 혁신 기회도

△콘텐츠 시장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반면 경쟁활성화, 투자 확대 등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종관 =우선 계약 형태가 중요하다.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을 수익시장으로 보면 기존 사업자들에게는 '매출'에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생산시장으로 본다면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넷플릭스 도입으로 지상파방송사의 외주시장 협상력도 약화되고 제작비도 올라갈 수 있다.

다만 넷플릭스는 국가별로 콘텐츠 라인업을 다르게 가져간다. 근본 전략은 자기만의 오리지널리티, 즉 폐쇄적으로 제공하면서 퀄리티를 담보하는 것이다. 당장 외주시장이 넷플릭스에 종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데 이는 과한 것으로 보인다.

▲하주용 = 만약 넷플릭스가 아니라 중국 자본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 어찌할 것인가. 그동안 우려만 하다 넷플릭스가 오니까 걱정이 많아진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지상파방송의 제작력이 약화된 원인이 넷플릭스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이번에 처음 한국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딜라이브, CJ헬로와 이미 제휴를 맺었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지난해 말 기준 합산점유율 4위, 10.89%)는 케이블SO 수준인데, 가입자가 2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넷플릭스를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평가해야 할까.

더욱이 소비자나 시청자로 입장을 바꾸면 달라진다. 아이폰이 들어왔을 때 흥행했던 것은 경쟁할 만한 제품이 없어서다. 넷플릭스 하나로 우리 방송산업이 붕괴되지는 않는다. 킬러콘텐츠라 할 드라마, 예능 등도 있고 경쟁력은 있다고 본다. (넷플릭스 확대로) 약한 단계 충격부터 줘서 방송산업이 업그레이드 될 필요가 있다.

▲최세경 = 제작역량이 있으면 협상 파워가 올라가고, 글로벌 수요를 찾으면 CP나 PP 등에 새로운 가능성 등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사전제작 확대나 지상파와 경쟁할 창구가 생겨 협상력도 좋아질 수 있다. 넷플릭스의 진입에 따른 메기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애기다.

다만 넷플릭스가 들어오면서 기존 건당 VOD 매출 체계 등 비즈니스 룰을 바꿀 수 있다. 그런 변화가 우리 생태계에 좋을 것이냐는 다른 문제다.

◆넷플릭스 논란 핵심은 공정경쟁…법·제도 정비 시급

△실제로 이번 IPTV 제휴와 관련 넷플릭스와 사업자간 9대1 수익배분도 쟁점이다. 국내 수익배분율이 통상 5대5나 4대6이다. 국내 업체와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종관 = 제휴가 어떤 형태가 될 지가 중요하다. 넷플릭스와 IPTV 제휴 형태는 플랫폼 내 플랫폼(PIP) 방식일 가능성이 있다. 기존 형태는 플랫폼 사업자가 자기 책임 하에 콘텐츠를 수급, 제공하지만 PIP에서는 가입자 자산만 제공하는 식이다. 당연히 기존 방식과 수익배분율이 같을 수 없다. 이 경우 숫자만 보고 역차별을 얘기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내 콘텐츠사업자에게도 PIP 수준의 협상과 계약방식을 만들어서 열어주는 것도 (역차별 논란 해소 등에) 좋을 것이다.

▲하주용 = 다만 이 경우 규제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쇼핑(커머스)앱을 만들어 이를 IPTV에 PIP 형태로 제공하면 홈쇼핑과 다를 게 없다. 문제는 국내 홈쇼핑사업자들은 (허가 등) 철저히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PIP 형태로 들어가면 차별 문제가 될 수 있다.

▲최세경 = 넷플릭스와 같은 OTT는 방송사업 범주에 넣지 못하고 있는데, PIP로 진입시키면 사실상 방송과 같지만 방송에 적용하는 규제를 할 수 없다. 이번 넷플릭스 논란도 OTT에 대한 룰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논란을 키웠다고 본다.

▲이상원 = 미국에서는 OTT도 실시간 방송을 하고 가입자를 받으면 규제 대상으로 넣는다. 다만 SVOD(구독) 기반인 넷플릭스는 대상에서 제외 됐다. 한국에서도 이를 참고할 수 있겠지만 국내에서 실시간 방송도 하고 VOD도 하는 옥수수(oksusu)와 같은 OTT가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된다. IPTV에 넷플릭스가 들어오면 경쟁이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결국 OTT가 유료방송을 대체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OTT는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현재 OTT는 부가통신사업자와 같이 신고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관련 법적 근거가 없다.

▲이종관 =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혁신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넷플릭스가 국내사업자들에게 '메기' 역할은 하되 국내에서도 견제장치 필요하다. 이는 정책의 역할이다.

OTT 규제를 위해서는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집행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또 투명성과 공정거래의 문제도 있다. 넷플릭스가 수익배분 등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정부가 개입해줘야 한다.

가령 프랑스는 넷플릭스에 일정 부분 (우리의 방송발전기금과 같은) 재정적인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넷플릭스의 국내 유통수익은 현지 사업자에게 주고 글로벌 수익만 가져가는 식이다.

제작 경쟁력, 특히 인력에 대한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양극화나 쏠림 등 문제는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

▲이상원 =OTT 등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지만 수평적 규제는 당장은 우리 현실과 차이가 있다. 정부는 우선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를 세분화해 (OTT 등 신규 서비스에 대해) 시장모니터링을 할 근거를 둬야 한다.

가입자 수와 매출액, 시장점유율 등 데이터가 있어야 규제 등 근거를 마련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방송사업자와 유사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가능해야 한다. 다만 혁신 서비스 활성화도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플랫폼 사이즈 키워야"

◇OTT 등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칸막이식) 통합방송법,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논란이다. 넷플릭스 등과 경쟁하려면 M&A 활성화를 통해 플랫폼을 키울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종관 = 플랫폼 사업자의 비즈니스모델은 결국 콘텐츠로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2007년에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하고 5년 뒤에야 자체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를 만들었다. 플랫폼의 사이즈가 충분하지 않으면 콘텐츠를 제작할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넷플릭스에 상응하는 플랫폼이나 콘텐츠를 만들려면 일단 플랫폼 사이즈가 충분히 커져야 한다. 자국 콘텐츠가 커져야 글로벌로 나갈 수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연장 될지 지켜봐야 하지만 기존과 같은 상한 (33%)은 규모의 경제를 유발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다.

▲이상원 = (구글 페이스북과 같이) 넷플릭스도 결국 글로벌 가입자 데이터를 가져간다. 결국 앞으로는 빅데이터가 경쟁력이다. 중국이 미국과 겨뤄볼 수 있는 것은 엄청난 데이터와 인구 수 때문이다. 한국의 방송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부분에서 (M&A 활성화 등) 길을 터줄 필요는 있다.

▲최세경 = 넷플릭스 진입 등으로 기존 안주해온 사업자들의 경쟁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규제는 나중의 문제다. 우리는 그 동안 방송을 다양성의 잣대로 봤다. 플랫폼시장이 여론 다양성과 관계가 있는지 검토하고, 법체계를 좀더 수평적으로 정비할 필요도 있다. 기존처럼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로 쪼개는 것은 더는 의미가 없다. 이를 위해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 먼저 논의돼야 한다.

▲하주용 =(공공성, 공익성을 지닌) 방송 산업의 특징은 콘텐츠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규제체계 정비에는 이 같은 것도 고려돼야 한다.

정리=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사진 이영훈 기자 rok665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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