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한국오라클의 파업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노사 협상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일부 고객 불편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19일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이하 노조)이 파업에 나선 지 35일째를 맞았다.
직원 70%가 입사 후 연봉이 동결됐다며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해온 노조는 그간 사측과 수십 차례 교섭을 시도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 측은 "한국오라클 경영진은 권한이 없다며 '미국 본사에서 파업을 풀어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본사는 묵묵부답으로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노조는 사측이 형식적으로 교섭에 응할 뿐 뒤로는 노조 파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노사 갈등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불법적인 대체근로 투입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중간관리자들을 동원해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를 개별적으로 감시·압박하는 데다 불이익을 주겠다며 은근히 협박까지 가하고 있다"며 "급기에 최근엔 팀을 아예 없애거나 파업 참가자를 직책에서 면직을 시켜버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라클 현장 지원 엔지니어가 해야할 일을 제3자를 통해 처리하는 불법 대체근로를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오라클은 "지금까지 노조와 교섭에 성실히 임해 왔으며, 향후 원만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대화를 이어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당사는 국내 법령을 존중한다"며 "다만 노조 교섭 내용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사 협상 타결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파업이 지속되면서 고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고객사가 한국오라클을 방문해 항의하는 사태도 나오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고객사에서 근무하던 한국오라클 현장 지원 엔지니어는 파업 첫 날 대부분 철수했다.
노조는 전날 파업 장기화에 따른 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들에게 성명서를 보내 사과하면서 협조를 구했다. 불법 대체 근로를 제보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파업 장기화로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린 점 고개숙여 사죄드린다"면서도 "회사가 변할 때까지 절대 투쟁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오라클의 노동환경이 개선되면 고객 여러분께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도 향상된다"며 "불편을 끼쳐 염치없지만 한국오라클 노동자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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