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외식업체 4곳 중 3곳 가량이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영업이익 감소뿐만 아니라 종업원 수까지 줄였으며, 앞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해 경영난 돌파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6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올해 최저임금 적용 3개월을 맞아 실시한 '최저임금 적용 2개월 국내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체 중 77.5%가 2018년도 최저임금 적용 이후 현재까지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또 향후에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80.4%로 나타나 전반적인 외식업 경기가 침체 기로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매출액은 12.1%,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1%, 종업원 수는 31.9%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외식업체 1곳당 종업원 수는 평균 2.0명으로 지난해 2.9명과 비교해 약 1명 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원을 피해 남아있는 종업원들에게 올 1~2월에 지급된 1인당 인건비는 전년 대비 약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영업시간뿐 아니라 종업원 고용시간을 단축함에 따라 인건비 증가분과 일부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된 항목들 중 기본급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상여금 등)을 지급하는 기업 수 역시 줄어든 탓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단기적 결과이긴 하나 최저임금 인상이 '실질임금 상승'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메뉴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업체가 전체의 78.6%로 평균 인상률은 18.4%로 나타났다. 현재까지는 대다수 사업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발생한 추가 손실분은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영 한계치에 임박한 만큼 업체들 대부분은 조만간 메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업원 인건비는 물론 임차료, 식재료비, 배달수수료 등이 모든 비용이 인상돼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의 가격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외식 사업자들에게 단순히 경영상 부담의 수준을 넘어 심각한 경영상 위기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2개월 동안 극심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많은 외식업체가 폐업이나 전업을 한 것을 고려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최저임금 적용 두 달을 넘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외식업체 300개소를 대상으로 모바일 조사 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신뢰할 수 없는 15부를 제외하고 최종 유효 표본은 285개소이며, 외식사업자의 설문 응답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근거로 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서용희 수석연구원은 "업종별로 업무강도, 기업의 지불여력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업종에 단일 최저임금을 대입하는 것은 불합리할 수 있다"며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최저임금을 주려다 종업원 해고는 물론 사업주까지 폐업해 실업급여를 받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김삼희 부연구위원은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관련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회적으로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향상시켜 소비 전반으로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순 있겠지만 지속적인 인상은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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