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페이스북에 접속 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통신사와 글로벌 인터넷기업간 망 이용료 협상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사실 망 이용대가는 사업자 간 자율 협상 대상이어서 정부가 적극 개입하기 어렵다. 다만 해외 인터넷기업이 망 이용료 절감을 위해 접속 경로를 임의로 변경 한데 제재가 내려졌기 때문에, 협상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통위는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페이스북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과징금 3억9천60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아울러 금지행위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제재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표하는 등 시정명령도 내렸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업자와 망 접속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갖기 위해 임의로 접속 경로를 변경해 이용자들의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국내 페이스북 접속자가 하루 1천200만명에 달하는 등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데다 접속경로를 변경할 경우 발생할 문제를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10개월간 이를 방치한 것은 중대한 위반 행위라는 게 방통위 측 판단이다.
페이스북은 방통위의 행정처분 내용을 검토, 행정소송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신사와 망 이용료 협상에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방통위 행정처분은 이제 전달받아 검토해 봐야 하기 때문에 행정 소송 여부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용자들이 원활한 환경에서 페이스북을 이용수 있도록 통신사와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 기대감에도 입장 간극 커
통신업계는 이번 제재가 수위는 낮지만 본보기가 될 수 있는만큼 망 이용료 협상에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수위 자체는 났지만 접속 경로 임의 변경으로 페이스북 같은 기업에 정부가 제재를 내린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해외 업체들과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IT 기업들이 이번 제재로 망 이용료 협상 등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설지는 좀더 두고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 플랫폼 영향력이 막강해 이들이 '이용자'를 앞세울 경우 통신사와 협상에서 반드시 불리한 입장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료 협상에 나섰지만 양측이 원하는 금액 차를 좁히기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지난 2월 방통위가 국내외 기업간 역차별 해소를 위해 발족한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에서도 정부가 소통창구로 대리인 지정제 등을 제안했지만 해외업체들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IT 기업 관계자는 "특정 지역만 망 이용료를 올려주게 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다"며 "정부가 내놓는 역차별 해소책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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