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 개발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 시작한 가운데 ICO 재개 여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2018년 IT·핀테크 감독검사 업무설명회'를 개최하며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 참여 추진 등을 통한 국내 금융산업 내 블록체인 기술 도입 활성화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 사례 분석 및 기술 도입을 위한 지원방안 검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 구성 ▲암호화폐 거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모니터링 실시 등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줄곧 암호화폐 거래의 건정성 확보를 위한 규제와는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블록체인 기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4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현재 활용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 사업 지원에 나선다.
이근우 금융감독원 핀테크지원실장은 "정부와 금융당국, 국무조정실의 방침은 암호화폐 거래 과열은 안정적으로 관리하되 블록체인의 활성화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암호화폐 거래의 투명화 추구와 블록체인 기술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최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도 지난 8일 열린 아이뉴스24의 'IT 전략포럼 2018'에 참석해 "정부는 기술 중립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의 혁신성이 국가 경제 건전성의 보탬이 되도록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정부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블록체인 기술 육성과는 별개로 현재 발이 묶여 있는 ICO의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ICO(Initial Coin Offering∙암호화폐공개)는 기업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처럼 신규 암호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작년 9월 암호화폐 거래 과열과 사기성 ICO를 이유로 정부가 전면 금지조치를 내리면서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는 상태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센터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만으로는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가 어렵다며 ICO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센터장은 지난 8일 아이뉴스24의 'IT 전략포럼 2018'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와 중국만 ICO를 금지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140억을 투자해 블록체인 기술을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해외에서 ICO로 몇 백억원 이상을 모아 기술 연구에 뛰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터무니 없이 적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ICO 허용이 시기 상조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원종현 국회 입법조사관은 "현재 암호화폐 거래 시장이 안정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IPO와 혼돈되는 모집 행위는 가격 변동 위험을 통제하지 못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국내에서의 ICO가 여의치 않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상장사를 대상으로 ICO 사업 여부 관련 조사에 들어갔다.
ICO 사업 계획이 있거나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내용을 확인 중이지만 암호화폐 문제로 기업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이 없어 파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ICO 문제는 아직 명확하게 주무부처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ICO와 관련된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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