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뇌물공여죄'로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에 이어 치바롯데마린즈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이에 따라 현재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L투자회사 외에 한국 롯데 계열사인 호텔롯데 등에서도 신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힐 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일본 치바롯데마린즈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당초 치바롯데마린즈 대표이사 구단주는 신격호 총괄회장이었으나, 1991년부터 신 회장이 대표이사 구단주 대행을 맡아왔다.
치바롯데마린즈는 이날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대표이사 구단주 대행직 사임안을 의결했다. 신 회장 후임 구단주 대행으로 가와이 가쓰미 롯데홀딩스 이사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선임됐다. 다만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처럼 치바롯데마린즈 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처럼 신 회장이 이사직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일본 기업 관례와 무관치 않다. 일본에서는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을 시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또 일본은 기소 시 유죄판결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대표이사가 기소될 경우 해임하는 것이 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이 아직까지 일본에서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투자·운용사인 LSI, 12개의 L투자회사(L1~L12)에서도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힐 지를 두고 재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일본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와 함께 한일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지분 99.28%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호텔롯데·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과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롯데쇼핑·롯데건설·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롯데문화재단 이사직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 관행에 따라 롯데홀딩스에 이어 치바롯데마린즈 대표 자리까지 내려놓은 듯 하다"며 "한국에서도 신 회장이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일본과 한국의 기업 분위기가 다른 만큼 한국에선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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