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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경쟁심화…아동복브랜드 '줄줄이'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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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업계 '식스포켓' 열풍에도 5년 만에 역성장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식스포켓'에 기대를 걸었던 국내 아동복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식스포켓이란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와 친조부모·외조부모 등 6명의 지갑이 열린다는 의미로, 자녀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기에 삼촌과 이모까지 더한 '에잇포켓'까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며 국내 아동복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정체에 업체 간 경쟁 심화까지 더해지면서 아동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진행한 '패션 정보 공유 및 패션시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동복 시장은 1조1천985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패션시장이 0.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꽤 크다. 특히 롱패딩 열풍으로 패션업체 실적이 날았던 지난 하반기 아동복 시장은 전년 대비 9.2%나 떨어졌다.

그동안 국내 아동복 시장은 저출산 심화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유아동복시장은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16.2%) 한 후 2012년 23.3%, 2013년 12.6%, 2014년 4.0%, 2015년 13.5%, 2016년 12.24%의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즉, 5년 만에 아동복 시장이 역성장한 셈이다.

더욱이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비메이커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 패션업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비메이커 제품의 구매율은 82.9%로, 메이커 제품으로는 서양네트웍스의 '블루독'이 10.1%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게스키즈'(7.6%), '엘르'(6.2%), '로엠걸즈'(5.1%), '펠릭스키즈'(4.2%), '아가방'(4.1%)이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보다 무서운 게 치열한 아동복 시장이 커지자 각종 사업자가 뛰어들었다. 스포츠웨어에 아웃도어·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는 물론 이제는 마트까지 아동복 시장에 뛰어드니 기존 키즈 브랜드 업체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라며 "최근엔 SNS를 중심으로 비메이커 아동복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어나 업계 고민이 크다"고 귀띔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브랜드 구조조정까지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1년 인수한 아동복 브랜드 '톰키드'를 올 상반기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톰키드 전담 조직은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톰키드는 지난해에만 1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012년부터 현재까지 62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1억1천35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 전환한 제로투세븐 역시 지난해 하반기 키즈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을 철수했다. 2013년 론칭한 섀르반은 배우 송일국의 삼둥이 자녀가 입는 옷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모았으나 계속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정리했다. 제로투세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는 4억392만원에 달한다.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동복 브랜드를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2016년 '빈폴키즈'를 빈폴맨과 통합한 후 단독 매장을 정리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빈폴키즈를 온라인 브랜드로 재탄생 시켰다. 고품질에 가격은 기존 대비 70% 수준으로 낮춰 '가성비'족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대 규모(17개)의 아동복 브랜드를 운영 중인 이랜드리테일 역시 내실 다지기를 위해 일부 브랜드의 매장을 줄였다. '포인포'와 '셀덴' 매장 수는 현재 2015~2016년 대비 각각 33%, 17% 줄어든 상태다. 아울러 작년엔 펠릭스키즈·코코리따·포인포 3개를 통합, 온라인에 주력하는 편집숍 브랜드 '루키루'를 론칭했다.

중국 아동복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도 증가 추세다. 최근 이랜드는 중국 알리바바 티몰과 손잡고 미진출 아동복 브랜드를 중국 현지에 소개하기로 했다. LF의 프리미엄 아동복 '헤지스 키즈'는 현지 아동복업체 '지아만'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중국에 진출했으며 제로투세븐 역시 '알퐁소'·'알로앤루'·'궁중비책' 등 3개 브랜드를 중국에 진출시켰다.

그러나 중국 시장도 녹록치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국 유아동복에 대한 소비심리가 악화된 데다, 오는 6월부터 유아동 제품에 대한 중국국가표준(GB)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아동복 시장 규모가 22조~25조원에 달하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한국과 달리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잘 팔려 중국 시장이 아동복업계 새로운 활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진입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데다 현지기업의 경쟁력도 강화되면서 점점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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