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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원시의 삶이란 이런 것? '야생의땅: 듀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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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높지만 재미 색달라…테마파크형 게임 익숙하면 어려울 수도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개인적으로 꼭 성공했으면 싶었던 국산 게임 중 하나가 바로 '야생의땅: 듀랑고(이하 듀랑고)'였다.

공장에서 찍은 듯 똑같은 자동사냥 위주의 콘텐츠와 '별이 다섯개'를 붙이고 다니는 천편일률적 시스템이 지배하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듀랑고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기대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듀랑고는 '마비노기' '마비노기영웅전'으로 유명한 이은석 디렉터가 개발을 총괄한 신작으로 흔해 빠진 용 대신 공룡이 등장하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대통령이 두 번' 바뀌었던 5년6개월의 지난한 개발 기간을 끝낸 듀랑고가 지난달 25일 드디어 국내에 출시됐다. 이후 예기치 못한 접속 장애 현상이 불거지며 넥슨의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다행히 추가 서버가 증설되면서 차차 게임은 안정화를 찾아갔다.

직접 플레이해본 듀랑고는 그간의 알고 있던 모바일 게임의 흥행 공식을 모조리 타파한 게임이었다. 자동전투 기능은 빠져 있으며 캐릭터의 성장을 돕는 일직선 서사형 스토리는 초반부 튜토리얼 과정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렵다. 손가락 하나로 터치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즐기던 기존 모바일 게임과는 본질부터 달랐다. 오히려 PC 게임의 감성과 닮아 있었다.

듀랑고에서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바위를 캐거나 식물이나 과일을 채취할 수 있고 그렇게 수집한 재료를 활용해 각종 도구를 만들 수 있다. 마치 원시인들이 돌을 갈아 주먹도끼를 만들듯 야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노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원은 캐면 캘수록, 물건은 만들면 만들수록 숙련도가 늘어난다.

게임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공룡들도 다양하다. 초반에야 자그마한 초식 공룡들이 수풀을 거닐고 있지만 뒤로 갈수록 무시무시한 육식 공룡이 이용자를 노리게 된다. 열심히 생존 기술을 배우고 보다 좋은 무기를 만들어 강력한 포식자를 물리치는 것이 듀랑고의 핵심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다. 물가에 들어가면 옷이 젖고 배가 고프면 캐릭터의 성능이 하락하기 때문. 이래저래 세세히 신경 써줘야 할 부분이 많다. 자동전투 위주 게임하듯 다소 무심하게 플레이하다가는 막심한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 옷을 말리려면 근처 캠프파이어에 앉으면 되는데 묘한 재미가 난다.

듀랑고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는 뭐니뭐니 해도 '부동산'이었다. 한국인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부동산은 듀랑고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게임에서는 자신만의 땅을 설정해 그 안에 각종 건물이나 벽을 지어올릴 수 있다. 친구의 거처 주변에 더부살이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상대가 점찍어뒀음직한 지역 한가운데에 '알박기'를 하는 것도 가능했다.

실제 듀랑고 커뮤니티에서는 이로 인한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는데, 다른 게임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듀랑고만의 특색있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듀랑고는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겪지 못한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게임이지만 반대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여지도 있다고 봤다. 초반부 성장을 소수의 일일 퀘스트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 그랬다.

특정 퀘스트만 반복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낄 여지가 있어 보였다. 또한 그동안 친절한 테마파크형 게임만 즐기다 이번에 처음으로 샌드박스 게임을 접한 엄지족이라면 야생의 세계에서 길을 헤맬 여지가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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