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S 적외선 방식 국가표준 확정, ETCS 고발사건 새국면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원장 윤교원)은 18일 ETCS(톨게이트 자동요금 징수시스템)에 대한 국가 규격(KS)으로 적외선 방식(IR)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는 산업표준화법에 따라 ETCS 사업을 추진할 때 적외선 방식을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또한 적외선 방식으로 도로공사 ETCS 사업자로 선정된 삼성SDS-AITS 컨소시엄은 다른 지자체 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반면 무선주파수(RF)방식으로 사업을 펼쳐온 포스데이타-하이게인-하이테콤시스템, 서울통신기술-에어로텔레콤-코트리스, KT-미래ITS 등은 불리하게 됐다.

특히 이번 국가 표준 제정은 무선주파수 방식을 밀고 있는 포스데이타가 '도로공사 필드테스트에서 전파교란을 통해 업무를 방해했다'며 삼성SDS가 빌린 차량을 검찰에 고발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사 결과 SDS측이 조직적인 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국가표준 제정 과정의 신뢰성도 추락할 수 있다.

◆일단은 적외선 방식이 천하통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지난 14일 오후 산업표준심의회를 열고, 무선주파수방식이 아닌 적외선 방식을 톨게이트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국가표준으로 확정했다.

이 규격은 1월 26일 행정자치부 고시를 통해 공표된다.

이번 표준 제정이 중요한 것은 올 해부터 고속도로 및 유료도로에서 ETCS 구축이 본격화되기 때문.

한국도로공사는 적외선 방식에 기반한 ETCS 서비스를 2월중 시작, 연내 10곳을 설치한다. 내년부터는 전국 고속도로망으로 확대한다는 계획.

전국 470여개 톨게이트와 1천200만대의 차량에 설치된다고 봤을 때 시장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

산자부 기술표준원측은 "국가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톨게이트에서 교통체증이 극심함에 불구하고 도로공사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에 (적외선 방식으로) KS 규격이 마련돼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ETCS를 구축하려는 공사나 지자체는 산업표준화법에 따라 적외선 방식을 써야 하는 것.

이는 곧 적외선 방식을 밀고 있는 삼성SDS가 당분간 국내 ETCS 구축 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주지청 수사결과가 국가표준 제정의 도덕성에 영향

적외선 방식이 ETCS 국가표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수사결과 삼성SDS가 조직적으로 전파 방해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ETCS 국가 표준 제정의 도덕성도 추락할 전망이다.

삼성SDS의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한번 국가표준으로 제정된 적외선 방식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주파수방식을 지지하는 업계의 국가표준 제정 활동에 비신사적인 방해 행위를 한 셈이어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반면 무혐의처리가 된다면, 적외선 방식의 ETCS 구축은 별다른 논란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기술표준원 정광화 사무관은 "KS 규격제정은 개인이나 기업, 정부가 제정신청을 하면 산업표준심의회를 통해 건교부, 정통부 등 관련부처 협의를 거쳐 이뤄지게 된다"며 "이번에 ETCS 분야에 적외선 규격을 KS로 한 것은 도로공사 필드테스트에서 적외선 방식의 기술적인 신뢰성이 검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공 필드테스트를 통과한 삼성SDS 컨소시엄 업체인 AITS가 지난 9월 제정신청을 해와 규격 심의를 시작했다"며 "주파수 방식도 필드테스트를 통과하고 제정신청을 해오면 KS 규격으로 검토할 수 있으며 합당하다면 국가 표준을 적외선 방식과 주파수 방식, 듀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도공 ETCS 프로젝트의 필드테스트 결과가 국가표준 제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도공 ETCS 필드테스트를 둘러싼 공정성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포스데이타의 삼성SDS 관련 차량 고발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포스데이타측은 "ETCS 사업을 위해 1년 반동안 ETRI에서 개발한 능동형 DSRC(단거리전용통신) 기술을 적용, 주파수 방식의 핵심장비를 100%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며 "무선주파수 방식을 국가표준으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