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국정감사 시즌때마다 증인 출석 등 몸살을 겪어온 통신 및 포털업계. 올해도 예외없이 국감 증인에 채택됐지만 희비가 엇갈린 분위기다.
특히 이번 국감은 통신비 인하 및 포털 규제 논란 속 집중 포화가 예상됐던 상황에서 통신과 포털업계 최고경영자(CEO)나 창업자의 각기 다른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통신3사 CEO 중 유일하게 참석,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예상밖 효과까지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불출석사유서를 냈던 KT와 LG유플러스, 포털업계는 묘하게 희비가 엇갈린 형국이다. 황창규 KT 대표의 경우 국감에는 불참했지만 이 기간 중 미국 출장길에 올라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회장과 회동 '파트너십 강화'라는 성과로 주목받았다.
반면 30일 종합감사때 출석키로 한 LG유플러스는 공교롭게 이 기간 중 통신장애 발생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포털업계 역시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대리 출석 등을 진행했지만 거부당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SK텔레콤-포털, 국감 희비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최대 쟁점인 통신비 인하와 관련 포화를 피해간 대신 포털규제 필요성 등의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포털 등 이해관여자의 참여가 통신사업자의 5G 투자 및 통신비 인하 여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직접 언급한 것.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추진에 보다 힘이 실리려면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포털(부가통신사업자)의 분담이 필요하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
이번 국감에서 포털 사업자에 대한 사회적 공적 책임 강화 등 규제 필요성이 논의가 대두되면서 통신업체 CEO로 관련 입장을 대변한 셈이다.
반면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해외 일정 등 이유로 국감에 불참, 이의 대응 논리를 펼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도 국감 불참에 대한 의원들의 비난이 집중, 30일 종합감사때는 출석이 불가피할 조짐이다.
박정호 대표는 5G 네트워크 조기구축을 위해 수면의로 부상중인 KT의 필수설비 전면개방 부분과 관련 과기정통부의 후속조치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도 챙겼다.
이 때문에 국감 이후,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실보단 득이 많았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로 자급제와 국정위 통신비 인하 논의가 집중 된 가운데 통신 3사 중 단독 출석한 박 대표에 대해 의원 다수가 호의적으로 평가했다"며, "더욱이 포털 규제와 KT 필수설비 제도개선이 공론화 된 것도 SK텔레콤으로서는 예상 밖 성과을 거둔 셈"이라고 평가했다.
◆KT, 황창규·엘론 머스크 회동 '미래 경쟁력 강화' 성과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은 국감증인으로 출석하지는 못했지만, 12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회장과 스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과 회동, 무궁화5A 위성 발사계획 및 향후 파트너십 확대를 논의, 장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황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자율주행기술 및 국내 구축 중인 판교 자율주행실증단지에 대한 협업방안을 논의, 이에 따른 효과도 기대된다.
무궁화5A 위성은 기존 무궁화 5호 위성을 대체하는 위성이다. 이전 커버리지가 동남아가 전부였다면, 한국과 약 7천500킬로미터(km) 떨어진 중동 지역까지 교신이 가능해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만큼 활용도가 훨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2019년까지 세계 최초로 거주 지역을 대상으로 구축되는 판교 자율주행실증단지 역시 KT의 1위 커넥티드카 사업 역량 강화 및 인프라 사업 선도 목표 달성을 지지하는 KT의 역점 과제다.
엘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통한 우주산업 외에도 테슬라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만큼 이번 회동은 KT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회동과 관련 황창규 회장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엘론 머스크 회장과의 만남에서 5G에 기반한 자율주행,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번 만남이 KT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 일본 출장으로 국감에 출석하지 못한데다 공교롭게 같은 기간 서비스 장애가 이어지는 등 안팎의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동남권 지역에서 음성통화 장애가 발생한데 이어 LTE 데이터 서비스 문제까지 겹쳐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도개선 사항 및 실태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LG유플러스 통신사고 관련 현재 실태점검 중이고, 제도개선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이번 건(15일) 실태점검 시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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