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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먼발치 희망이 이제 '두두', 그리고 '당신'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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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한담희 작가가 다시 호흡을 맞춘 창작동화 '백 번째 양 두두' 출간

[아이뉴스24 유재형기자]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양을 세며 잠드는 제빵사 공씨 아저씨. 하지만 백을 세기도 전에 잠드는 아저씨 탓에 한 번도 세상에 나가본 적이 없는 백 번째 양 '두두'의 사연 들어 보시겠어요?"

털 장식을 위해 미용실을 연 고릴라의 이야기를 다룬 화제작 '고릴라 미용실'의 박준희 동화작가와 한담희 그림작가가 다시 호흡을 맞춘 신작 '백 번째 양 두두'가 창작동화 전문출판사 '책고래'에서 출간됐다.

'책고래마을'시리즈의 16번째 작품인 '백 번째 양 두두'는 단순히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어린이 그림책에 머물지 않고 청소년과 성인까지 두루 이해할 수 있는 삶의 통찰을 담고 있다. 누군가의 호명(呼名)을 기다리기만 하던 수동적인 양 '두두'가 세상을 향해 스스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기발하고 상징성 높은 글과 담백한 그림을 통해 창작 그림책의 특별한 즐거움을 전한다.

"백 번째 양 두두도 마음을 졸이며 친구들 뒤에 서 있었어요.하지만 수많은 밤이 지나도록 두두의 차례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눈치 없는 친구들은 빵 가게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두두에게 자랑을 했지요.(본문 중)"

글을 쓴 박준희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은 늘 일상과 일상 사이의 '틈'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기발함이 현실과 동떨어진 낯선 즐거움을 주기 보다는 익숙함의 뒷면을 마주하는 일상의 반전을 전한다. 박 작가는 "익숙한 삶의 이면을 발견하는 것에서 익숙함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깊이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미용실 대기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다 문득 '잘린 내 머리카락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고릴라 미용실'의 동화적 반전, 주인공의 삶이 아닌 조연 혹은 엑스트라로 살아간다는 연민이 모티브로 작용한 '백 번째 양 두두'의 변화는 일상의 잔잔함을 천천히 바라보는 작가의 관찰자적 태도가 가져다 준 선물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린 한담희 작가는 이번 작품 '백 번째 양 두두'를 통해 스물 한 살때 만난 몽골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다시 떠올렸다. 한 작가는 "해외봉사로 찾은 몽골에서 일 년간 양과 함께 생활했죠. 한동안 잊고 지냈던 양과 몽골이 이번 작업 과정 내내 선명하게 떠올라 그 공간을 다시 찾은 듯 몹시 설레이고 흥분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원고를 접했을 때 한 작가는 풍부한 컬러와 다양한 내용을 담은 그림을 계획했다. 하지만 이야기 속 공씨 아저씨에게 매번 부름을 받지 못한 '두두'의 처지를 헤아려 그에게 최대한 초점을 맞추고 배경은 과감히 생략하는 것으로 재구상했다. 색상도 세 가지 컬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했지만, 그 때문에 단순한 선과 담백한 컬러가 수식하는 '두두'는 제 인생의 주연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책을 펴낸 '책고래'의 우현옥 대표는 "어린이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일으키는 아름다운 이야기여서 출판을 결정했지만, 출간을 위해 반복해 읽으면서 일상에 지친 어른들에게 잠시 호흡을 고르는 것 같은 '쉼'을 줄 수 있는 특별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민 속에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두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말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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