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사임에도 황금시간대 중기 제품 편성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금시간대에는 주로 대기업 제품을 편성하는 반면, 중소기업 제품은 새벽 등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판매하는 꼼수로 매출액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홈앤쇼핑의 황금시간대 중기제품 편성비율이 73.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홈앤쇼핑 재승인 당시 미래부가 제안한 재승인 조건(황금시간대 중기 상품 80% 이상 편성)보다 6.5%포인트 적은 수치다.
홈쇼핑의 황금시간대는 평일 오전·오후 각각 8시부터 11시까지 총 6시간, 주말은 오전 6시부터 익일 2시까지로 총 20시간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2주(6월 26일~7월 7일)간의 홈앤쇼핑 평일 편성표를 확인해본 결과, 황금시간대 값 비싼 대기업 제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특히 시청률기 가장 높은 평일 9시 50분부터 10시 50분 사이에 삼성 에어컨(239만9천원), LG 에어컨(224만9천원), 딤채 김치냉장고(209만9천원), 정관장 화애락큐(58만5천원)·홍삼정마일드(39만3천원) 등 단가가 높은 제품들이 줄을 이었다. 황금시간대와 인접한 오전 11시 30분~오후 12시 10분에는 베리떼·리리코스 등 아모레퍼시픽 화장품도 주로 판매됐다.
문제는 홈앤쇼핑의 편성꼼수가 비단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201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황금시간대 대기업 제품 59.3%를 편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제품의 편성비율은 약 16%에 그쳐 중소기업 판로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홈앤쇼핑의 주주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중기 제품 판로 지원이라는 명분은 공영홈쇼핑으로, 매출 상승으로 인한 실리는 홈앤쇼핑에서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유통센터는 홈앤쇼핑 지분 15%, 공영홈쇼핑 지분 50%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앤쇼핑은 과거부터 중기 제품을 비 프라임 시간대 편성하며 매출 폭을 키워왔다"며 "이 때문에 공영홈쇼핑 개국 당시 홈앤쇼핑이 중기 판로 지원이라는 공적인 역할은 공영홈쇼핑에 미루고, 홈앤쇼핑은 민영홈쇼핑과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앤쇼핑이 지난해 중기 제품 편성 방송 중 162시간(9천721분)에 대해 정액 수수료를 받은 것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정액수수료란 제품 판매량과 관계없이 방송시간 당 정해진 금액으로 판매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비용부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미래부는 중기상품에 대한 정액방송 편성 금지를 재승인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에 황큰별 미래부 방송채널사업정책팀장은 "홈앤쇼핑이 사업계획을 위반한 사항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라며 "방송 재승인 시 감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 측은 이미 지난 하반기부터 시정된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재승인 이후 하반기부터는 황금시간대 중기 제품 편성비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나 상·하반기 수치가 더해지면서 기준치에 일부 미달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중기 제품에 대한 정액수수료 편성도 미래부 지적을 받은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일절 금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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