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대선주자들이 경제활성화 방안과 증세문제 등을 놓고 충돌했다. 대선 토론이 네거티브 공세로만 점철됐다는 비판을 인식한 듯, 후보들은 지난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정책 대결에 집중했다. 다만 경제실패 책임론을 놓고 '궤변', '가짜뉴스' 등 거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먼저 후보들은 소득주도 성장론과 정통 성장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가계소득을 높여 내수를 활성화해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기업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을 강조했다.
유 후보는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초청 2차 토론회에서 문 후보와 심 후보를 향해 "국민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 아무리 들어봐도 말은 성장인데 성장의 해법이나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과거에는 그저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는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안 되지 않느냐"며 "경제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가계소득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 역시 "유 후보의 성장중심의 사고에 문제가 있다"며 "내수경제 활성화가 성장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유 후보는 "소득으로 성장한다는 데 누가 어떤 수로 성장할 수 있겠느냐"며 "미국이 복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그 자체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규제를 완화하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살려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역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육성과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홍 후보는 노동시장을 정상화하고 기업들이 국내에서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劉·沈, 다른 후보에 "박근혜식 증세없는 복지"
대선후보들은 증세 방안을 놓고도 이견을 드러냈다. 증세를 주장하는 유 후보와 심 후보는 다른 대선주자를 겨냥, "박근혜 정부 시절 증세없는 복지공약과 다를 바 없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다만 이들 역시도 증세안의 실현가능성을 놓고 충돌했다.
심 후보는 "나는 70조원 증세안을 제시했는데 안 후보는 12조원, 문 후보는 6조원을 냈다"며 "알뜰 재정으로 세수와 실효세율을 높이겠다는 말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꼬집었다. 유 후보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증세안은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심 후보의 증세 규모가 비현실적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세금은 조세 저항이 굉장히 강한데 심 후보의 1년에 70조원 증세 계획은 굉장히 급진적이고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 경제가 그걸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심 후보는 "70조원을 걷는 것은 국민들이 자기가 낸 돈이 나의 복지로 돌아온다는 믿음만 있다면 설득할 수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유럽 복지는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 다 이룬 것인데 왜 우리는 10위권의 복지를 누릴 수 없는지 거꾸로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사드, 文·沈 "재검토" vs安·劉 "비용 낼 필요없어"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청구' 발언을 놓고도 격론을 벌였다.
문 후보는 사드 문제를 차기 정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심 후보는 사드 철회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안 후보와 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진위를 문제삼으며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 후보는 "여러 정당과 일부 대선후보가 사드를 무조건 찬성해버렸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떨어트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저는 돈을 못 내니 사드를 도로 가져가라고 해야 당당한 대한민국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도 마찬가지고 외교적 관계를 시작할 때 여러 기본적 가정을 흔든다"며 "우리 한국도 대통령 뽑히기 전에 흔들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유 후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목적으로 지른 것"이라고 안 후보의 말에 힘을 실었다.
◆沈 "궤변 그만하라", 洪 "말을 그렇게 하나"
이날 토론회에서 홍 후보와 심 후보는 강성노조 책임론을 놓고 거친 발언을 주고받았다.
심 후보는 "홍 후보는 우리나라 경제 문제를 강한 노조 때문이라고 탓을 한다"며 "그렇다면 노조가 강한 독일은 진작에 망했어야 한다. 이게 궤변이 아니면 가짜뉴스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이에 반발한 홍 후보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고 언성을 높였다.
심 후보는 "수십년 동안 그 당(새누리당)이 집권하면서 정경유착하고 경제 말아 먹고, 비정규직 늘리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강요하고 해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를 만들었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그게 아니라 그만큼 받았으면 스트라이크(파업)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6천만원 이상 연봉을 받으면 자영업자라고 생각한다. 스트라이크는 어려울 때 하는 것이지 연봉 1억 받으면서 매년 스트라이크를 하는 걸 탓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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