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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캠프 통신비공약 논란 …한·중·일 무료로밍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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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문제 및 역차별도 우려… 수익성 악화로 5G 투자 등 차질

[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 등을 담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2G 등 일부 서비스에 한해 남아있는 기본료 폐지 공약은 물론, 한중일 로밍무료 등 국가간 사전협의가 필요한 내용을 대거 담은 탓이다.

이동통신 업계의 수익 악화 등 현실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도 대개의 정책이 업계 상황 이나 법 체계 등을 고려하지 않은 말 그대로 선심성 공약이라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11일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 ▲단말기 지원금상한제 폐지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실시 ▲기업의 통신비 인하 유도 ▲데이터 요금 체계 개편 ▲공공와이파이 설치 의무화 ▲한·중·일 3국 간 로밍요금 폐지 등의 8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후보는 "국민 1인당 스마트폰을 1.8개 갖고 있으며, 스마트폰 가입률은 90.6%에 달한다"며, "이동통신3사는 작년 한 해 동안만 3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소비자가 요금 폭탄을 맞고 있지만 기업은 요금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이번 공약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을 놓고 업계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출 하락에 따른 5G 통신망 등의 네트워크 고도화 지연 및 이에 따른 4차 산업혁명 대응 실기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기반까지 취약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라진 기본료 폐지? 일괄 1만원 인하시 비용만 8조

먼저 기본료 폐지는 지난 20대 총선 및 국정감사에서도 등장했던 것인데다 현재 정액요금제가 시행되고 있어 폐지 대상인 기본료 개념조차 모호한 상태. 현재 2G에만 과거와 같은 1만원대 기본료가 있고, 이와 유사한 표준요금제 역시 3G 일부 가입자가 쓰고 있는 상황이다.

공약과 같이 기본료 폐지 효과를 위해서는 요금 1만1천원 가량을 일괄 인하해야 하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경우 현재 가입자 6천만명을 감안할 경우 통신 3사의 수익 감소는 단순 계산으로 7조 9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통 3사의 영업익이 4조원을 밑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적자전환이 불가피하고, 5G 투자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수십조에 달하는 사내유보금이 있어 인하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나 이 역시 개념 자체를 제대로 모르는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설립 이후 벌어들인 누적 이익에서 외부 지출(배당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이미 설비투자 등에 들어간 금액 등을 포함하고 있다. 요금인하 여력을 의미하는 현금 보유액과는 무관하다는 뜻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이통 3사의 실제 현금성 자산은 1조~2조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5G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이통 3사에 사내유보금 등을 활용, 기본료폐지 등 요금을 인하하라는 것은 투자 여력 악화는 물론 역시 실행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현재의 요금체계는 제공량만 달리한 다양한 요금제 및 옵션 상품, 부가서비스 등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고 여기서 발생되는 제반비용을 요금으로 회수하는 구조"라며 "기본료 일괄 인하가 어려운 구조인데다, 이 같은 통신비 인하는 사업자의 적자전환을 야기, 지속적인 사업 영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동통신은 기술 선도와 대규모 설비투자 등을 통해 연관 산업 성장에 기여해 왔지만 투자가 축소될 경우 국가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제적이고 인위적인 요금 인하보다는 시장 경쟁 촉진을 통한 가계통신비 절감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중일 무료 로밍 가능? …제4 이통 빠지고 재탕·삼탕

특히 문 후보 측이 내건 한국과 중국, 일본의 로밍요금 폐지는 향후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

국가간 로밍은 해당 정책 당국은 물론 사업자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데다 접속료 등 복잡한 체계로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의 경우 수발신 모두 과금하고 있지만 우리는 발신에 한해 과금체계를 갖추고 있고, 중국의 경우 성마다 로밍을 적용하는 등 국가간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것. 국내는 물론 해당 국 사업자의 반발도 우려된다.

통신비 인하 유도를 위해 통신비 인하 성과와 계획 항목을 새로 추가하는 주파수 경매 방식 도입이나 공공와이파이 설치 의무화 및 데이터 요금 체계 개편도 통신사업 현황과 동떨어져 논란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로밍요금 폐지의 경우, 3국간 가입자 규모 차이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또 "주파수 경매시 사업계획서에 요금인하를 어떻게 정량화해 가점으로 부여할 지 명확한 기준 마련이 어렵고, 법 개정도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작 경쟁 활성화를 통한 요금인하 유도 측면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는 알뜰폰 활성화나 제4 이통 선정 등은 빠진 채 이미 법 개정 등이 진행 중인 내용 들이 과거 총선이나 국정감사 때와 같이 재차 포함되면서 말 그대로 재탕 공약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원금 상한제 폐지나 분리 공시는 이미 관련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안이 나와있는 상태. 특히 지원금 상한제는 10월 일몰을 앞두고 있는데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선택할인 이용이 늘면서 상한제 폐지가 지원금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기 폐지의 실익이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분리 공시 등의 경우 제조업체가 회계상 영업비밀 공개 등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법 개정에 진통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 탓에 현실적 대안과 산업 활성화 등 고려 없이 무리한 공약으로 표심 잡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는 과거 거론됐다 여러 문제로 제외됐던 것인데 다시 포함 된 것으로 안다"며 "최근의 대선 지지율 등을 고려, 민생 공약이란 명분으로 무리한 내용을 다수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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