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출마 열어놓은 황교안에 '십자포화'

[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야권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전날 신년 기자회견을 겨냥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맹비난하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부터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출마 여부를 물어보자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피해갔다"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황교안 총리는 그럴 자격도 없고 조건도 아니다"고 질타했다.

우 원내대표는 "나라가 대통령 탄핵으로 휘청거리고 있는데 대행을 맡은 사람이 언감생심 나에게 기회가 오면 지금은 아니지만 1~2개월 후에는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국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분명한 태도를 취해줄 것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 역시 "어렵게 숨겨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용꿈이 어제 본인이 자청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우리 국민 누구도 시키지 않은 자리를 만들어놓고 대권 잠룡들이 쓰는 모호한 화법으로 대선 출마 의지를 비쳤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언제부턴가 대권주자 여론조사에 슬그머니 등장하더니 친박으로부터 시나브로 꿰찬 지지율이 조금씩 오르는 모양새에 어렵게 잠재워둔 권력의지가 부활한 모양"이라며 "대통령 급 의전에 점점 익숙해져가더라도 박근혜 정부의 2인자로서 작금의 사태에 박 대통령과 같은 무게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지적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황교안 대행이 국정농단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 기자회견할 것이 아니라 문체부 직원들 앞에 서서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했어야 옳다"며 "황 대행도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황 대행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명을 받아 블랙리스트를작성한 문체부 등 각부를 통할한 사람"이라며 "황 대행이 블랙리스트를 모른다면 법꾸라지 김기춘과 똑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그래서 황 대행부터 경질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엄중한 시기에 권한대행이 대통령 사전선거운동이 돼서는 안된다"며 "행여 이번 대선의 꿈을 꾸고 있다면 그런 생각을 아예 버리고 오직 대행 역할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조배숙 정책위의장 역시 "소리 없이 국정을 챙겨야 하는데 마치 대통령처럼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마땅치 않은데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마 여부를 열어놓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 아닌가"라고 맹비난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국정파탄의 상당한 책임은 황 대행에게도 있다"며 "언감생심 대선출마를 저울질하지 말고 국저에만 전념하며 그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