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채무에 못이긴 40대 가장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아내와 두 아들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남 진도군 진도(팽목)항 앞바다에서 해상 추락 사고를 내 아내와 두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 지모(49)씨는 "거액의 채무로 힘들어서 아내와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고 진술했다.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으로 빠진 일가족 탑승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2025.6.2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c7e3550543865.jpg)
지씨는 사전에 수면제를 준비해 아내와 아들들에게 먹인 후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숨진 가족들이 남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이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지씨에 의해 일방적으로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씨는 차량이 바다에 가라앉은 후 혼자만 빠져나와 육지까지 헤엄쳐 나온 뒤, 친구에게 연락해 차량을 얻어 타고 광주로 도망쳤다.
도주 과정에서 지씨는 한 차례도 112, 119 등에 가족들의 구조를 요청하지 않았다. 충동적인 사건이 아니라 미리 계획한 범죄임을 추정케 하는 행적들이다.
숨진 아내와 두 아들은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해저에 가라앉은 대형 세단 안에서 숨진 채 인양됐다.
지씨는 사건 발생 약 44시간 만에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붙잡혔다.
지씨는 건설 일용직으로 네 식구의 생계를 꾸렸고, 3∼4년 전 원룸으로 이주해 월세살이를 해왔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도 생활고를 비관한 가장이 처자식뿐만 아니라 부모까지 5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용인 사건의 가해자는 지난달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가족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극단적 범죄"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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