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1기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4월 시행되면서 시범지구 지정 단계에 돌입하는 등 곳곳에서 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나고 있으나 일산신도시 집값은 유일하게 약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에 대규모 단지 조성이 예정돼 있는 데다 1기 신도시 중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에 정비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3주(6월 17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하며 지난 6월 1주(6월 3일) 이후 3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던 경기도 집값은 6월 들어 반등하고 있다.
경기도 집값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앞둔 지역이 이끌었다. 과천은 1주만에 아파트 가격이 0.46% 올랐고 평촌이 있는 안양시 동안구는 0.25%, 분당이 있는 성남시 분당구는 0.32% 뛰어올랐다. 중동이 있는 부천시 원미동과 산본이 있는 군포시 또한 각각 0.07%, 0.01% 상승했다.
다만 일산이 있는 고양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여전히 주춤한 모양새다. 부동산원 통계 기준 일산동구는 6월 3주차 0.08% 하락했고 일산서구는 0.17% 하락하며 전주 대비 낙폭을 키웠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을 위해 각 단지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집값에 영향을 주지 못 하고 있다.
개별 단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산동구 강촌마을우방 전용 84㎡는 지난 6일 6억원(4층)에 거래돼 지난달 거래된 6억3000만원(8층)과 6억6500만원(7층) 대비 가격이 떨어졌다. 또한 일산서구 후곡14단지청구 전용 101㎡는 지난 12일 6억3000만원(11층)에 거래돼 지난달 거래된 6억9000만원(9층) 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1기 신도시 대비 직주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강남·판교 등 대규모 업무지구와 비교적 가까운 분당과 중동 등 1기 신도시와 달리 일산은 업무지구와 떨어져있어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당의 경우 1기 신도시 특별법 이전부터 높은 직주접근성 덕에 인근 지역 대비 높은 집값을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자금 여력이 강하고 투자 수요도 활발하게 유입되는 지역"이라면서 "분당 대비 집값이 낮은 일산에서 주변 단지보다 훨씬 높은 분양가로 시장에 나올 신축 아파트를 감당할만한 수요자들이 나올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3기 신도시도 일산 집값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일산 인근 3기 신도시인 창릉이 고양시 덕양구에 조성돼 지역 내 가구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산 단지의 정비사업이 수요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지자체는 오는 25일 1차 선도지구 공모 지침을 확정·발표한다. 이후 각 지자체는 국토부 협의를 거쳐 올 11월 중 최종 선도지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도지구 규모는 분당 8000호, 일산 6000호, 평촌·중동·산본 4000호 등으로 일산은 분당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시장 분위기가 개선돼 일산 주택 가격이 많이 올라간다면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기대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단기적으로 반등이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선도지구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더라도 주택 시장 반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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