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G20·4개국 순방…'실용외교 확장'·'K-방산 세일즈' 총력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 등 4개국 순방을 위해 17일 출국했다. 남아공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비서구권 개발도상국)로 다각화하는 동시에 이른바 'K- 방위산업' 세일즈 외교의 구체적 성과가 기대된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UAE 아부다비로 출국하면서 UAE·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를 차례로 방문하는 7박 10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먼저 UAE를 17일부터 19일 사흘간 국빈 방문한다. 이번 UAE 방문은 사실상 '방산 세일즈 외교'에 중점을 둔 일정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인공지능(AI)·방위산업 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UAE는 중동에서 가장 핵심적인 방산 협력 국가 중 하나로 지난 2022년 4조 원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2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최근에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도입 등에도 관심을 보인다. 이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특사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미 지난 13일 UAE로 날아가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UAE 협력 관계를 총괄하는 한국 담당 특사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행정청장 등과 면담했다.

강 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공지능·방산기술·에너지·물류 등 핵심 협력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만들고 문화·할랄 식품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칼둔 청장은 국무장관, AI와 보건의료 담당 장관, 방산 업무 담당 첨단기술 연구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동석시키며 이번 회담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양국의 경제인 간 협력을 위한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과 국내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기술, 방산, 에너지, 식품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후에는 19일부터 21일까지 이집트를 공식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카이로대학 연설 등의 일정을 진행한다. 이집트와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이번 방문에서 이 대통령은 교역 확대, 교육·문화 분야 협력을 심화한다는 계획이다. 카이로대학 연설에선 우리 정부의 '대(對)중동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이틀간 열리는 3개 세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개발 지원, 재난 위험 경감과 기후변화,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 등을 주제로 하는 토의에 참가한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약식 회담도 예상된다.

특히 이 대통령 출국 직전 한미 관세·안보 협상을 매듭지은 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으로 외교를 다변화한다는 데 이번 순방의 의미가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주최국인 남아공은 물론 아프리카에 대한 연대와 협력, 그리고 아프리카 발전에 기여할 의지를 밝힐 것"이라며 "우리나라와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로 구성된 믹타(MIKTA)와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조율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 6월에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8월 유엔총회, 10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와 경주 APEC 정상회의로 이어진 "올해 다자외교 여정을 마무리하는 자리"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에는 24일부터 25일까지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레젭 타잎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원전·바이오 등 분야에서 양국 관계의 협력 강화를 논의한 뒤 26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