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박래혁의 테크 리퍼블릭] 거대한 전환의 시대, 반도체 주저할 시간 없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최근 'GTC 2025(NVIDIA GPU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결정지을 전략을 공개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그래픽처리카드(GPU),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를 통해, AI(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는 시스템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오는 2026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유튜브 채널 캡처]

업계에서는 이는 단순한 반도체 기술 발전이 아니라, 시스템 구조를 전반적으로 재설계하는 혁신의 이정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작년에 '블랙웰(Blackwell)'을 출시했고, 순차적으로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 2025년 하반기), '루빈(Rubin)'(2026년 하반기), '루빈 울트라(Rubin ultra)'(2027년), '파인만(Feynman)'(2028년)이라는 차세대 GPU 및 시스템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중 특히 '베라루빈(VeraRubin)'은 엔비디아의 자체 CPU ‘베라’와 GPU ‘루빈’을 통합한 최초의 플랫폼으로, CPU 분야에서 x86 중심의 인텔(Intel)·AMD 독과점적 체제를 위협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라는 인텔의 x86 명령어가 아닌 ARM 기반 명령어를 채택했으며, 이는 GPU와의 효율적인 연산 연계를 통해 AI 연산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금까지 CPU 시장은 인텔이 주도해 왔다. 그야말로 인텔은 CPU의 절대자이자 전통의 최강자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 등 주요 소프트웨어가 x86 명령어에 맞춰 개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중심이 되는 컴퓨팅 환경에서는 CPU보다 GPU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이에 따라 CPU의 역할은 점차 연산 보조나 관리 중심으로 축소되고 있다.

립부 탄 인텔 신임 CEO. [사진=인텔]

엔비디아는 이러한 변화를 포착해 ARM 기반 CPU 생태계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ARM 아키텍처는 애플(Apple)의 M 시리즈 칩, 아마존(Amazon)의 그래비톤(Graviton), MS의 애저 코발트(Azure Cobalt) 등 이미 주요 클라우드 및 모바일 환경에서 중심 아키텍처로 자리 잡고 있으며, 향후 데이터센터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텔은 이에 맞서 자체적인 AI 전용 GPU '가우디(Guadi)' 시리즈와 함께 서버용 CPU '제온(Xeon)'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TSMC와 협력하여 선단 공정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ARM 생태계에 비해 유연성이나 확장성 측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없지는 않다.

한편, 엔비디아가 베라루빈 시스템에 도입하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HBM4는 기존 HBM3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이 대폭 향상되며, 메모리 아래에 '로직 다이(logic die)'를 탑재해 일부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메모리와 프로세서의 경계를 허물며,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GPU 전체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기억과 연산 기능이 융합된 구조로 진화되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CXL 메모리 반도체 [사진=SK하이닉스]

2027년에 출시될 '루빈 울트라'는 4개의 GPU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형태로 설계돼, 고성능 AI 트레이닝 및 추론 환경에서 막대한 연산량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다만, 다중 GPU를 패키징하기 위한 고밀도 인터커넥트, 고열 제어, 전력 관리 등의 기술적 과제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브로드컴(Broadcom)은 AI 인프라용 고속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시장에서 이미 선도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으며, 인텔 또한 EMIB, Foveros와 같은 자체 패키징 기술을 통해 칩렛(chiplet) 구조 및 3D 패키징에 전략적으로 대응 중이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구도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AMD는 ‘MI300 시리즈’로 CPU·GPU 통합 구조를 실현하고 있으며, ARM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에 핵심 CPU 아키텍처를 공급하며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로드컴은 고속 통신, 서버용 반도체, 네트워크 인프라 등에서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시스템 통합과 아키텍처 전환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중이다.

CPU와 GPU, 메모리 반도체, 인터커넥트, 패키징이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하며, 각 요소 간의 호환성과 효율성이 기업의 성장과 영속성 유지의 핵심 사항이 되고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그래픽 메모리 반도체에 서명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런 변화의 중심에서 엔비디아는 기술과 생태계 통합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인텔은 위협받는 CPU 패권을 지키기 위해 AI와 패키징 중심의 반격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AMD, ARM, 브로드컴 등 다른 기업들 또한 각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제 반도체 산업은 개별 부품의 경쟁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의 혁신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게다가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고, 기술의 경계는 무너지는 추세다.

이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미래의 주도권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저할 시간은 없다.

박래혁 전 국회정책연구위원. [사진=본인 제공]

박래혁 전 국회정책연구위원은?

고려대 불어불문학·한국사학과 졸업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전공 석사를 수료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당 측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전 국회정책연구위원을 지냈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실무위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실무위원으로 일했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박래혁의 테크 리퍼블릭] 거대한 전환의 시대, 반도체 주저할 시간 없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윤석열 탄핵정국 TIMELINE



포토 F/O/C/U/S






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