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8억 빌라 집주인도 '무주택자'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18일부터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시세 8억원 이하 빌라 1채를 보유했어도 아파트 청약 땐 무주택자로 인정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8일 공포·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

이전까지는 수도권에서 전용 60㎡ 이하, 공시가격 1억6000만원 이하, 지방에선 60㎡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인 빌라·단독주택 소유자만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았다.

앞으로는 수도권에서는 전용 85㎡ 이하·공시가격 5억원(시세 약 7억∼8억원) 이하, 지방에서는 전용 85㎡ 이하·공시가격이 3억원 이하인 다세대, 다가구, 연립, 단독주택, 도시형생활주택을 가진 집주인도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개정 사항은 18일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하는 아파트 단지부터 적용된다. 시행일 이전 빌라를 매입했어도 해당 조건을 갖추면 무주택자로 인정된다. 또한 입주자 모집공고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이후 공시가격이 올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전세사기 등으로 얼어붙은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됐다. 올해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올해 1~10월 2만9000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 7만3000가구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해 아파트에 몰린 수요를 분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조치로 아파트 청약 시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울 등 청약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높은 경쟁률에 청약통장 가입을 해지하는 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서울에서 청약한 단지의 평균 가점은 63점에 달한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47점, 55점한 것과 비교하면 평균 가점이 크게 올랐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재건축·재개발을 기대하고 노후 단지에 몰렸던 수요가 신축 단지에 몰리면서 가점을 끌어올렸다.

당첨을 위한 가점이 오르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60만9366명으로, 전월(2671만9542명) 대비 11만176명이 감소했다. 2022년 1월 15만4996명이 줄어든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