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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누구 vs KT 기가지니 '안방극장' AI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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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친화 인터페이스 구현 관심 대상…음성 AI 미디어 시장으로 확장

[성상훈기자] SK텔레콤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가 이르면 연말부터 Btv와 연동된다. KT 역시 곧 인공지능 스피커와 셋톱박스 일체형 제품인 '기가지니(가칭)'를 내놓고 맞붙는다.

이에 따라 미디어 시장에서도 음성인식 기반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안방극장'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가 이르면 연말부터 Btv UHD 셋톱박스와 본격 연동될 예정이다.

UHD 셋톱박스만 연동되며 기존 레거시(스마트) 셋톱박스는 대상이 아니다. 대신 UHD 셋톱박스의 경우 기존 사용자는 월 3천원을 추가하면 교체할 수 있다. 셋톱박스 교체 기간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이 실제로 이를 체험하는 것은 내년부터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당초 지난해부터 '누구'를 셋톱박스 안에 내장되는 것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실제 사용하는 소비자를 고려할 때 선결해야 할 문제가 만만치 않았다.

가령 음성인식은 스피커보다 TV에 먼저 탑재됐고, 삼성전자도 기존 TV 제품에는 음성인식 인터페이스가 이미 탑재돼 있다. 하지만 사용성이 높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TV 자체를 콘트롤 해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고 '셋톱박스'를 통해 소비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거리감'이다. TV는 아무래도 떨어진 거리에서 이용하는 가전제품인데 음성인식은 심리적으로 가까이에서 이용해야 한다. 거리가 떨어져 있을 경우 TV 소리를 극복, 정확하게 음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큰 장벽이었다.

결국 사용자경험(UX)상 친화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스피커'로 바뀌었다. Btv와의 연동 시스템은 더 일찍 나올 수 있었으나 셋톱박스 패치 문제로 일정이 다소 미뤄졌다.

이윤희 SK텔레콤 디바이스제품기획2팀 부장은 "Btv 셋톱박스 패치를 일년에 1~2회 하는데 누구 연동 외에 다른 개발건이 미뤄지면서 전체적으로 (패치 일정이) 연기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친화 UI 구현, 관심대상

남은 숙제는 음성기반 인식을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로 바꾸는 것. 하지만 이 역시 사전에 해결해야할 부분이 있다.

이 부장은 "콘텐츠 검색은 음성으로 모두 가능하나 Btv 인터페이스는 전부 리모콘 기반(방향키 위주)이다. 음성만을 위해 전체 UI를 바꿀 수는 없다"라며 "콘텐츠를 검색해서 화면으로 띄워주는 것은 쉬워도 그 다음 'Btv 왼쪽 오른쪽' 이런 식은 아무래도 번거로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내부에서는 KT가 준비중인 '기가지니'에서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구현할 지 주목하고 있다.

KT 기가지니 역시 모든 셋톱박스와 연동이 되는 것이 아닌 '신규 셋톱박스'에 내장되는 형태다.

SKT 누구 처럼 외부 디바이스를 거치지 않고 셋톱박스에 직접 내장됐다는 점에서 사용자보다는 TV와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K텔레콤이 고민했던 '원거리 상의 음성인식'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리모콘 기반 인터페이스'에 음성인식 UI를 KT가 어떻게 풀어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로 KT의 기가지니도 처음에는 누구처럼 '스피커'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방식의 디바이스로는 경쟁 우위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KT가 그동안 고품질의 AI 음성인식 기술을 다양한 솔루션을 통해 선보여 왔고, 독자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누구와 유사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KT는 가정용 미디어 기기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을 융합시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두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누구+Btv' 상품 출시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먼저 출시되는 쪽이 아무래도 상징적인 의미가 갖기 때문. SK텔레콤이 '누구+Btv' 광고를 먼저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KT 기가지니의 구체적인 솔루션 구조는 아직 세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의 고급 오디오 모듈이 탑재돼 있다는 점, 국내 최초로 중국산(하이실리콘) 칩이 탑재됐다는 점, HDR을 지원한다는 점과 판매가격(35만원) 정도다.

가온미디어에서 제작한 이 셋톱박스는 출시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로 KT 측은 말을 아끼고 있으나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SK텔레콤은 TV와의 연동을 시작으로 음성인식 AI기반 서비스를 다양하게 접목할 예정이다. 이미 누구에는 날씨 알림, 길안내, 라디오 재생에 이어 음식 주문 배달까지 들어가 있다. TV와의 연동은 미디어 시장으로 확장되는 음성인식 AI 서비스의 출발점인 셈이다.

누구와 기가지니를 필두로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의 연동과 다양한 하드웨어와의 연동이 맞붙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누구의 경우 스피커 제품이다보니 집안 어디에든 둘 수 있어서 거리감을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보다 더 친화적인 음성인식 UI를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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