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레드 등 다양한 해외 서비스들의 한국 진출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국내 OTT(Over the Top) 서비스 역시 MCN 등 다양한 융합 콘텐츠를 통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서울 목동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열린 'K-ICT 차세대미디어 대전 융합형 콘텐츠 산업의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서는 이 같은 국내외 OTT 서비스 현황과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가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OTT 시장도 글로벌 콘텐츠, 오리지널 콘텐츠,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콘텐츠와 접목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시장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국내 사용자들은 '유료 지불'에 대한 의지가 높지 않았다. 유료방송 이용 가격이 글로벌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가 콘텐츠가 공공재 성격을 띠다보니 OTT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는 이용자 수도 크게 늘지 않았던 것. 그러나 글로벌 서비스가 속속 진출하면서 시장 환경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내는 스마트폰 디바이스 사양도 월등히 높고 사용자 수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OTT 유료 결제 상한선은 3달러(3천원)수준에 불과하다" 고 지적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7달러, 아마존은 8달러를 한달에 지불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며 "이는 고객이 원하는 가격과 공급업체가 원하는 가격이 차이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OTT, MCN 융합 콘텐츠 필요"
국내 OTT 서비스는 통신3사에서 제공하는 옥수수(SK브로드밴드), 올레tv모바일(KT), 비디오포털(LG유플러스) 등이 있으며 티빙(CJ E&M), 왓챠플레이(프로그램스), 푹(콘텐츠연합플랫폼)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OTT 시장은 줄곧 성장 곡선을 그려오긴 했으나 아직 성숙 단계에는 진입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장 혁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돼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로 올해는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진출이 두드러졌고, MCN 시장 성장에 따라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들이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 1월 넷플릭스가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시도하는 등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국내 파워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육아, 라이프스타일 블로거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 마케팅과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 비디오와 유튜브 레드 역시 국내 시장에서 문을 열었다.
이에 더해 한글 자막은 아직 충분치 않지만 30여종의 아마존 비디오 오리지널 시리즈를 접할 수 있게 됐고, 아마존 역시 아이돌 마스터를 비롯해 한국판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유튜브 레드 역시 아이돌 그룹 빅뱅과 함께 한국판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MCN 콘텐츠 인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개최된 CJ E&M 다이아TV '다이아 페스티벌'은 3만명이 넘는 관중이 몰리면서 유튜브 크리에이터 인기를 실감케 했다.
다이아TV 외에도 트레져헌터 등 다양한 MCN 사업자이 저마다 소속 파트너 크리에이터와 함께 독자적인 MCN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OTT 서비스에게 일종의 기회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혁신적인 마케팅, 킬러 콘텐츠 제작 등도 중요하지만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 전략적인 동맹을 맺는게 필요하다"며 "시장 자체 규모를 키우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글로벌 서비스 관점에서도 마찬가지. 일례로 유럽의 경우 4천400만명의 넷플릭스 사용자가 있고 2천만명의 아마존 비디오 사용자들이 있을 정도로 OTT 사용 비중이 크다.
하지만 반대로 전통미디어(유료방송)를 시청하는 인구는 갈수록 줄고 있고 넷플릭스나 아마존 비디오 외 후발주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이때문에 후발 사업자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필요해졌다. 대표적인 예가 콘텐츠간 결합이다.
카말 베르와니 독일 매진TV 회장은 "전통미디어 OTT 와 MCN은 융합이 필요하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콘텐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버만 봐도 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택시를 소유하고 있지 않듯, 콘텐츠를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OTT 유료 시장 성장 가능성↑
최근 유튜브 콘텐츠를 강화한 LG유플러스 비디오 포털의 경우 1인당 비디오 트래픽 사용량이 2개월 전 대비 20%나 증가했다. 제로레이팅 서비스 이슈가 있기는 하나 이통3사 모바일 OTT 서비스 중에서는 순방문자 340만명을 기록하면서 가장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론칭한 유튜브 레드 역시 서비스 자체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으나 유튜브 시청자 수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유튜브 시청자 증가율은 연간 65% 수준에 달하고 있다. 전세계 평균치인 50%를 웃도는 수준으로 국내 동영상 업로드 양도 전년대비 110% 늘었다.
또 올해 기준으로보면 100만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가 한달에 1명 꼴로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 몇명 정도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유튜브 구독자 상위 1%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인기가 그만큼 더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울러 통신 3사의 경우 이미 대부분 유튜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티빙과 푹도 MCN 콘텐츠와의 융합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에브리온TV 역시 MCN 채널을 새로 개설하고 MCN 콘텐츠 수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 서비스가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더불어 콘텐츠 제공의 폭이 다변화되면 유료 결제에 인색했던 소비자들의 유입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은 유료 OTT 시장이 한단계 성숙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더불어 뉴스 콘텐츠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OTT 트래픽이 크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사람들의 관심사가 모바일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서 내년 대선때도 의미있는 지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