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저 SK IPTV인데요. 국회방송 몇 번인가요?."
지난 6~7일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가 열리는 동안 인터넷 커뮤니티엔 이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청문회에서 결정적 발언은 지난 7일 밤에 나왔다. 많은 국민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순실 이름은 안다"라는 말바꾸기 현장을 국회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지상파도 정규 방송 관계로 담지 못한 순간이었다.
인터넷엔 "국회방송이 있는지도 몰랐다", "제일 고마운 방송이다", "왜 이렇게 채널이 뒤에 있냐"는 글들이 계속 올라왔다.
국회방송은 청문회 특수를 가장 많이 봤다. 시청률 조사업체 TNMS가 조사한 결과 7일 국회방송 시청률 순위는 전체 시청률 조사 채널 354개 중 18위(0.27%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전날(6일) 국회방송은 시청률 순위가 전주에 비교해 102단계를 뛰어넘었으며, 7일의 기록은 여기에서 또 다시 10단계 상승한 것이다.이 뿐만 아니라 국회방송 홈페이지가 접속 폭주로 먹통이 되기도 했다.
국회방송은 방송법과 IPTV법상 공공채널이어서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업체들은 이를 위한 채널을 무조건 둬야한다. 국회방송도 자체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 서비스도 한다. 유튜브, 네이버, 모바일IPTV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 1995년 국회의사 중계 방송이 시험 방송을 시작했고, 98년부터 생중계를 실시했다. 2003년엔 현 방송통신위원회 격인 방송위원회가 국회방송을 공공채널로 지정했고 2004년엔 마침내 국회방송이 개국했다. 2010년부터는 24시간 종일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국회방송은 국회 본회의, 청문회, 국정감사,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등 주요 현장을 편집없이 생중계한다.
그동안 국회방송을 볼 때마다 "기자랑 정치인 빼고 이걸 누가 볼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는데 이제서야 그 진가를 알게 된 셈이다.
이번 청문회는 20세기와 21세기의 모습이 모두 엿보였다. 증인들은 어떻게든 법망을 피해가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했고, 국회의원들은 모욕주기, 뉴스 제목을 의식한 별명짓기,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카더라식 질의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한 네티즌의 '카톡' 제보 덕분에 박영선 의원은 결정적인 질의를 할 수 있었고, 국회방송을 통해 이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다. 집단지성과 IT의 힘이다.
국회방송은 하루 종일 국회 이곳저곳을 담는 21세기 사료다. '스타'가 아닌 '국민의 일꾼'을 자처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이곳에 발자취가 남겨질 것이다. 앞으로 국회방송을 더 자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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