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기자] '포켓몬스터' 시리즈 신작 '포켓몬스터 썬·문'이 대형 지식재산권(IP)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게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된 '포켓몬스터 썬·문'은 발매 첫 주 국내 판매량 9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에서 발매 첫 주에 가장 많이 팔린 타이틀 '포켓몬스터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2014년 발매된 '포켓몬스터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는 발매 1달 만에 11만장이 판매됐다.
또한 '포켓몬스터 썬·문'은 지금까지 한국닌텐도에서 정식 발매한 NDS, Wii, 3DS 게임 중 발매 첫 주에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모바일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국내 콘솔 게임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국내 콘솔 게임 유통 업체에서는 판매량이 1만장을 넘기면 잘 나왔다고 평가한다.
'포켓몬스터'는 콘솔 게임 중에서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수십만 장이 판매됐지만 '포켓몬스터 썬·문'은 이전까지의 실적을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 한국닌텐도의 설명이다.
일본에서도 '포켓몬스터 썬·문'의 인기는 뜨겁다. 일본 패미통에 따르면 '포켓몬스터 썬·문'은 발매 3일 만에 190만5천107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포켓몬스터 썬·문' 덕분에 3DS 관련 게임기도 11만3천987대가 팔렸다. 이전 주에 2만9천981대가 판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한국닌텐도의 후쿠다 히로유키 대표이사는 "'포켓몬스터 썬·문'에 대한 한국 이용자의 높은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보다 많은 분이 알로라 지방에서 펼쳐지는 '포켓몬스터'의 새로운 모험을 즐겨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강력한 IP 개발 및 유지에 힘써야
이번 '포켓몬스터 썬·문'의 성적에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더불어 대형 IP의 위력이 발휘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P가 확보한 팬층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 1996년 첫 작품인 '포켓몬스터 적·녹' 이후 '포켓몬스터'는 20년간 관련 게임을 꾸준히 개발해 생명력을 이어왔다. 게임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만화 등 다양한 미디어로 전개하며 '포켓몬스터'는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IP가 오랫동안 생존하면서 '포켓몬스터'의 팬층은 더욱 두꺼워졌다. 과거 게임을 주로 즐긴 어린이들이 성인이 됐으며 현대의 어린이가 새로운 이용자로 유입되면서 '포켓몬스터'는 10대부터 30대까지 아우르는 콘텐츠가 됐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팬층은 계속 넓어질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김승규(30) 씨는 "초등학교 때 나는 '포켓몬스터 금·은'을 즐겼다. 20년이 지났음에도 같은 IP의 게임이 계속 출시된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며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소통할 때 '포켓몬스터'를 이용한다. 세대는 달라도 관심사가 같아 대화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포켓몬 고' 열풍에 이어 '포켓몬스터 썬·문'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며 업계에서는 콘텐츠의 생명인 IP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하나의 작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진행 가능한 IP를 만들고 유지해야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포켓몬스터'처럼 장기간 IP를 유지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IP의 생명력이 짧다 보니 세대를 관통하는 콘텐츠도 없고 관련 산업도 제자리걸음"이라며 "게임을 포함해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IP를 개발함과 동시에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 강력한 IP가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확인된 만큼 실천으로 옮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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