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올해 사이버 보안업계에서는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이 웹 보안회사 블루코트를 사들여 이목이 집중됐다. 통합 연 매출액이 5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보안 전문회사의 탄생이었다.
반면 국내 보안업계에서는 좀처럼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한 규모와 여력을 가진 곳도 별로 없다. 최근 240억 원이라는 거액의 투자를 받은 국내 보안업체 윈스의 행보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다.
2017년을 앞둔 윈스는 어떤 성장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까.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기자와 만난 김대연 대표는 "좋은 기회가 있으면 M&A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M&A 없이 기존 사업만으로 비약적인 성장은 힘들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윈스는 지금 '정체'에 빠져 있다.
윈스의 매출은 지난 5년간 700억 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2013년 724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엔 2년 연속 600억 원대에 머물렀다. 올해도 700억 원대 초반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1천억 원 매출액처럼 매출을 크게 늘리려면 M&A나 해외 진출 두 가지 방법 밖에 없다"며 "기존 아이템에서 무리하게 늘린다면 비용만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점을 가진 기존 침입방지시스템(IPS) 시장만으로는 사실상 '퀀텀 점프'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없다. 기본적으로 "수출이 어려운 보안 제품의 특성상 해외 사업은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게 그의 말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 등을 통해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이전보다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면서도 이런 기본적인 추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그는 "1세대 보안업체들이 빨리 망가진 이유 중 하나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라며 무리한 해외 사업 확대를 경계했다.
이런 가운데 현금 보유고가 탄탄한 윈스가 지난 6월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와 씨이에스시큐리티홀딩스로부터 2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목돈'을 손에 쥐게 됐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이베이의 자회사이자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이 출자한 PEF다.
이에 따라 윈스는 향후 M&A 시장에서 왕성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윈스는 이미 400억 원 정도의 현금이 있는 데다 투자를 받음으로써 시장에 급한 거래가 나왔을 때 (급하게 자금을 조달할 경우에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베팅할 수 있고, 1천억 짜리 거래도 큰 부담없이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특별히 손에 잡히는 곳은 없다"면서 "M&A 대상은 (낯선 사업영역이 아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보안 관련 분야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또한 최근 처음으로 성장 전략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삼일 회계법인으로부터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12월쯤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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