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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 전쟁]⑥오라클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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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로 '클라우드 온리' 의지, 성과 촉각

[김국배기자]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을 장악한 회사다. 국내 시장만 해도 6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선 어떨까. 유감스럽게도 이 시장 내 입지는 그렇지 못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 부문 매직쿼드런트 보고서에 오라클의 이름은 없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시너지리너치그룹도 오라클을 '넥스트20'이라는 멀리 떨어진 후발주자 그룹으로 분류한다.

오라클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아마존이 '상어'라면 오라클은 '송사리'에 불과하다는 쓴소리까지 상반된 견해가 공존한다.

그런데도 이 회사가 머지 않아 클라우드 시장마저 차지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클라우드 '퍼스트' 넘어 '온리', 투자 본격 확대

오라클은 몇 년 전부터 '클라우드 컴퍼니'를 강력히 외치고 있다.

'클라우드 퍼스트(Cloud First)'를 넘어 '클라우드 온리(Cloud Only)' 전략에 가깝다. 과거 클라우드를 "뜬구름 잡는 소리"라 폄하했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물며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최고기술책임자(CTO), 토마스 쿠리안 제품개발 총괄사장 등 회사 임원진은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하지 않으면 오라클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갖고 있다는 얘기까지 전해진다.

이미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팀에는 클라우드 제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하라는 미션이 내려졌고, 모든 영업사원들에게도 매우 공격적인 클라우드 매출 목표치가 할당돼 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오라클은 올해 들어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우선 현재 오라클 클라우드 사업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띈다. 이번 회계연도(6월 시작)에만 아태 지역 3곳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

이에 따라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아마존, IBM 등 경쟁사가 올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오라클 내부 조직 변화에 대해 김상현 한국오라클 부사자은 "내부 조직 관점에선 상전벽해 수준"이라며 "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는 120%"라고 표현했다.

◆OCC·2세대 IaaS 등 전략 무기

오라클은 지난 4월 출시한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OCC)'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오라클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서비스를 기업 고객의 데이터센터에서 제공하는 개념의 서비스다.

예를 들어 기업이 오라클의 DB머신인 '엑사데이타'를 직접 구매하고 매년 유지보수 비용을 내는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로 가져다 놓고 퍼블릭 클라우드 방식으로 매달 사용료를 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2세대'라 이름붙인 새로운 IaaS가 오라클이 내세우고 있는 무기다. 베터 메탈(Bare Metal) 클라우드 서버를 포함하고, 타사 솔루션보다 10배 이상 빠르고 20% 이상 저렴하다는 게 오라클의 주장이다.

오라클은 올해 IaaS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 이 시장의 강자인 아마존과 정면대결을 펼칠 작정이다.

강력한 DB 경쟁 우위 역시 타사에 비해 오라클이 대기업을 클라우드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유리한 지점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오라클은 시장 확대를 위해 매지니드 서비스 프로바이더(MSP)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회사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이고 있다.

MSP 파트너는 오라클 대신에 계약을 체결하고 클라우드 컨설팅부터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유지관리 서비스를 해준다. 액센츄어, 딜로이트, 인포시스, 프라이스워터스하우스쿠퍼스(PWC)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오라클의 MSP 파트너가 됐다. 국내에서도 시스템통합(SI) 회사 등을 대상으로 MSP 파트너를 선별중이다.

◆롱테일(long tail) 시장 두드린다

그간 오라클의 성장 토대가 된 고객은 주로 대기업(엔터프라이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라클은 강점을 보여온 이 시장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라클은 중소 기업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이를 위해 오라클은 '디지털 프라임'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꾸렸다.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제품만을 파는 젊은 피로 구성된 영업팀이다. 2016 회계연도에 이어 2017년도에도 아태 지역에서 1천 명의 인력을 채용중이다.

일부 아태 지역에서 1분기인 6월부터, 국내에서는 지난 9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앞으로 2~3년 내 이 조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게 한국 오라클 측 설명이다.

마크 허드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OOW) 2016을 통해 "오라클은 지금까지 주로 대기업 고객만 상대해왔는데 이제는 작은 회사들도 오라클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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