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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회사가 콘서트를 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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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리지큐브, 경영예술 접목 시도…김학훈 "제품 아닌 작품 만들어야"

[김국배기자] 지난 1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 전통예술 공연장.

이날 이 곳에서는 조금은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한 국내 소프트웨어(SW) 회사가 '비즈아트(BIZ-ART)'라는 이름의 콘서트 행사를 연 것. 회사와 인연이 있는 100명의 사람이 초대됐다.

행사 내 작은 음악회에서는 성악가 출신의 아티스트 하나린 씨가 '내 영혼 바람되어' '시골집' '첫사랑' 등의 노래를 선사했다. 마지막 앵콜곡은 '꿈의 날개'였다.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작곡가이기도 한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가 '철학과 방법론'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SW회사가 콘서트 행사라니 처음엔 의아한 반응이 많았다. 예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SW 회사가 왜 콘서트 행사를 열게 된 것일까.

이번 행사를 기획한 주인공은 날리지큐브다. 날리지큐브는 2000년 지식관리시스템(KMS)으로 출발해 지난 16년간 한 우물만 파온 SW회사다.

그러다 4~5년 전부터 고객들의 요청으로 업무통합시스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문제에 부딪혔다. 틈새시장이던 KMS는 몇몇 국내 기업들과 비교 대상이 됐지만 업무통합시스템은 글로벌 업체와 전면전을 겨뤄야 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면서 날리지큐브는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차별점, '다름'을 찾게 됐다.

이날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는 "(외산 제품보다 낫다는)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단 하나의 차별점, 다름이 없으면 고전하겠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제품만 잘 만들면 팔리는 시대가 아니라 이제는 작품을 만들어야 되는 시대가 됐다"는 말이 그의 귀를 사로잡았다고 한다.

다양한 고민 끝에 '경영 예술'을 도입한 배경이다. 경영예술은 예술 원리를 기업 경영과 사업에 접목해 이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하고, 고객의 소비 경험을 예술적 감동 수준으로 올리는 경영 패러다임을 뜻한다.

즉, 사업은 생존 전쟁이 아닌 예술 창작, 산출물(제품·서비스)는 작품, 일은 노동이 아닌 작품 활동으로 변화된다.

지난해 그는 경영예술 방법론을 실행하기 위해 7개월 정도의 시간을 들여 매주 회의와 워크숍을 반복했다. 그 후 날리지큐브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 왔을까.

김학훈 대표는 이 과정에서 경험한 3가지 작은 변화를 소개했다. 물론 그 새 갑자기 드라마틱한 매출 성장이 있었던 건 아니다. 생각, 일하는 방식에 미친 영향이 주된 내용이었다.

첫 번째는 직원들이 역량을 떠나 예술가로서 작품을 만든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점, 두 번째는 직원과 고객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 마지막 세 번째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게 됐다는 점이다.

뒤이어 7개월 간의 경험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조금은 뻔해 보이지만 '사람을 위한 SW를 만들자'였다.

김 대표는 "사람 중심의 SW는 아무나 만들 수 없다"며 "인간적인 사람들이 사람 중심의 SW를 만들고자 할 때 우리의 '다름'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일해본 기업 실무자들로부터 날리지큐브는 '분위기가 좋다', '인간적이다', '정직하다' 등의 피드백을 받았다"며 "글로벌 회사들이 돈을 버는데 초점이 맞춰진 제품을 만든다면 우리는 사람에 초점을 둔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이 길을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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