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클라우드 오피스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4년 30억 원 규모이던 매출은 올해는 8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이해석 인프라웨어 대표는 "클라우드 오피스 사업이 매년 6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오피스 사업이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기보다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이해석 대표는 인프라웨어의 위기를 수습할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턴어라운드(실적개선)'를 위해선 회사 내부를 잘 알면서도 외부의 시각을 가진 대표가 필요하다는 창업자 곽민철 대표의 판단에서였다. 이 대표는 곽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인프라웨어 계열사인 셀바스헬스케어(옛 자원메디칼)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그는 원래 2001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4년 셀바스헬스케어로 가기 전까지 개발, 사업 전략, 전략 기획 등의 주요직을 거쳤다.
인프라웨어로 되돌아온 이 대표는 "인프라웨어는 '고향 같은 곳'이며 사업 전반에 애착을 갖고 있다"면서도 "만만치 않은 환경에서 맡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고 했다.
클라우드 오피스 사업이 분명 성장하고 있다고 하나 인프라웨어의 실적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13년 530억 원으로 매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그는 "주 매출원을 클라우드, PC 오피스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가 필요했고, 이로 인해 영업적자가 이어졌다"며 "성과가 충분히 커지기 전에 너무 빠르게 기존 제조사 매출이 감소한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인프라웨어는 삼성전자 같은 제조사의 스마트폰에 모바일 오피스인 '폴라리스 오피스'를 기본 탑재하는 것을 최대 수익모델로 삼아왔다. 덕분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잘 나가면 인프라웨어도 웃었다. 하지만 제조사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 사전 탑재 앱에 대한 반감, 무료 모바일 오피스 앱의 등장 등으로 시장이 줄어들면서 위기를 맞았다.
사실상 사업모델이 바뀌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엿보였다. 그는 "고객을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 동안은 삼성, LG 등 제조사에 기술력 위주로 검증을 받아왔지만 일반 고객이나 기업 고객 시장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제조사들처럼 벤치마크테스트(BMT)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여줄 도구를 사는 것인데, 기업 내 문서 유통 과정 혁신 등의 측면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기업용 시장에 대한 경험 부족을 인정한 셈이다. 지금까지 인프라웨어의 고객은 '오피스를 팔 사람(제조사)'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오피스를 쓸 사람(개인, 기업)'이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는 "이제 개발 논리가 아닌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움직이는 문화도 점차 정착해 나가고 있다"며 조직 문화의 변화를 시사했다. 오피스를 개발만 할 게 아니라 실제 고객에게 전달돼 어떻게 쓰일 지까지 고민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는 폴라리스 오피스 브랜드 기반 오피스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재는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 글로벌 IT 기업 IBM, 시트릭스 등 파트너를 통해 클라우드 오피스를 판매하고 수익을 나누는 비중이 큰 편이다. 일례로 이들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오피스를 연동해 판매하는 식이다.
반면 자체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4천6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지만 아직 수익화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가입자의 대부분 직장인이거나 곧 직장인이 될 대학생"이라며 "기업 고객들이 돈을 낼만한 기능을 만들고 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기업 내 프라이빗(폐쇄형) 클라우드 환경에 오피스를 연동하는 구축형 사업도 키울 계획이다. 또 이달 안으로 두 번째 PC 오피스 버전인 '폴라리스 오피스 2017'도 출시한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듯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글과컴퓨터의 시장 독점적 지위가 점차 커지며 가격 등 폐해가 있다"면서 "이 부분에 있어 (대안으로) PC 오피스 버전이 공급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점(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조직개편도 진행중"이라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겠다"고 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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