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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선두주자 계속 바뀌는 中 스마트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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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새 얼굴이 치고 올라오는 '역동성'에 주목

[강민경기자] "샤오미의 하락세 원인 중 하나는 시장 전략이 너무 베끼기 쉬웠다는 겁니다.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제품을 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수를 늘리는 건 어떤 제조사든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었죠. 지금은 다른 경쟁사들이 그걸 다 따라하고 있으니, 현재로서 샤오미는 더 이상 차별화 포인트가 없습니다."

지난 21일 만났던 안술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이 인터뷰 도중 했던 말이다. 샤오미는 한때 '대륙의 실수'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폭넓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있는 제조사 중 하나일 뿐이다.

샤오미가 하락세를 보인 이후 한동안 1위 자리를 굳히는 듯했던 화웨이도 신예 오포에게 왕좌를 내주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오포는 지난 3분기 처음으로 화웨이를 따돌리고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에 올랐다.

오포는 지난 6월 한 달간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카운터포인트 기준)에서 잠깐 화웨이를 앞선 적은 있지만 분기별 출하량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포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샤오미와는 확실히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샤오미는 온라인 유통채널 중심의 전략을 썼다. 이 업체가 간과한 사실은 아직까지 중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주된 경로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이라는 것. 온라인으로 아무리 제품을 열심히 팔아봤자 잡을 수 있는 시장은 전체의 25~30%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오포의 경우 오프라인 소매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데 힘써 중국의 지방 중소도시에까지 제품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안술 굽타 연구원은 "오포가 빠르게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소비자 중 70~75%가 직접 매장에 가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포는 제품 측면에서도 중국 내 소비자층의 요구에 빠르게 응하고 있다. 최신작 R9S의 경우 외관이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로부터 장점만 취한 듯한 모습이다. 모방 의혹을 벗을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또한 전면 카메라 기능을 강화해 셀피 촬영을 즐기는 여성 소비자의 취향도 적극 반영했다.

굽타 연구원은 "오포가 전략 제품에 고성능 전면카메라와 급속충전기술 등을 탑재하면서 중국 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게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오포와 함께 BBK그룹에 속해 있는 비보 또한 같은 전략으로 지난 3분기 오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BBK그룹이 '통신계의 왕자' 화웨이를 3위로 내려앉힌 셈이다. 지오니 또한 비슷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역동성을 실감하고 있다. 포화 상태에 가까움에도 불과 1~2년만에 시장 구도가 재편됐다. 무엇보다 주목도가 낮았던 제조사들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입지를 갈고닦아 위로 치고 올라온다는 점이 재미있다. 카피캣이라는 오명과 특허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지만, 중국 업체들의 성장 과정에서는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이처럼 시장 지형변화가 활발한 것은 특대형 시장인 만큼 업체 숫자도 많고, 현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이통사 중심의 유통구조를 지닌데다가 거대한 제조사 두 곳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항상 듣던 이름만 있는 이 시장에 언젠가는 치고 올라오는 '신예'가 모습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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