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 비박계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당 지도부에 돌리며 당 지도부 전원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도부가 비선실세 논란에도 청와대만을 옹호하면서 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들에게 "나도 연설문을 쓸 때 친구들에게 물어보곤 한다"며 청와대를 두둔하는 뉘앙스로 말해 공분을 샀다. 이로 인해 비박계 의원들은 이 대표 체제가 더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비박계 차기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사라졌다. 국민의 마음속에 대통령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리더십의 공백은 국가적 위기"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만약 이때 북한이 대규모 도발을 감행한다면 대한민국은 이를 이겨낼 수 있을까"라며 "의사결정의 리더십없이 지금의 경제 상황을 헤쳐갈 수 있겠느냐. 안보와 경제위기는 우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남 지사는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비서실장 및 우 수석 등 청와대 비서진 전원 경질 및 교체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최순실 귀국 소환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감사에서 최순실씨 관련 증인 채택을 극구 막아왔던 당 지도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당 지도부도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도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또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그 선에서 끝날 게 아니라 이것과 관련돼 위법한 사항이 있으면 특검이라도 수용하겠다고 해야한다"며 "그동안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했던 비서실장 이하 모든 수석들은 사퇴해야 하고, 국무위원들도 자유롭지 않다"고 내각 총사퇴도 요구했다.
비박계 중진 김성태 의원 역시 이 대표를 겨냥, "언제까지 대통령 비서로서의 공당의 당대표 역할만 자임할 거냐"며 "야당을 공격하는 데는 입에 거품을 물고 싸우는 목소리를 내면서 왜 대통령에게는 못하고 당청관계는 올바르게 잡지 못하느냐"고 맹비난했다.
비박계 이종구 의원도 "현재 친박 지도부는 너무 청와대를 추종한다"며 "지금 이 시점에는 특히 청와대하고 선을 그어야 하고, 앞으로 발전적으로 어떤 형식으로든지 당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사실상 '이정현 지도부' 퇴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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