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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 타임워너 인수…방통융합 '도화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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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서비스, 콘텐츠 중요성 재부각…국내 M&A 가능성 여전

[성상훈, 민혜정기자] 미국 이동통신사 AT&T가 미디어 대표 기업 타임워너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통신방송융합이 최대 화두인 국내 미디어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T&T는 23일(현지시간) 타임워너(Time Waner)를 주당 107.50달러, 총 854억달러(96조9천8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는 오는 2017년 말 완료된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독일 제약업체 바이엘의 미국 종자회사 몬산토를 인수했던 660억달러(74조9천500억원)를 뛰어넘으면서 올해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인수는 모바일 서비스의 미래는 동영상에 있음을 다시한번 증명해주는 사례다. AT&T는 타임워너 인수를 통해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을 꿈꾸고 있다.

실제로 타임워너는 '왕좌의 게임', '실리콘밸리' 등 인기 드라마로 잘 알려진 HBO 채널과 '해리포터'와 '배트맨' 시리즈 등으로 명성이 높은 워너 브라더스 외에도 CNN, TNT, 카툰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TBS를 보유하고 있다.

◆AT&T, 거대 미디어 공룡으로

아직 정부 승인이 남아있지만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하면 AT&T는 콘텐츠 제작 능력까지 갖춘 거대 미디어 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미국의 또다른 통신사 버라이즌 역시 지난 7월 미국 야후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인수를 발표하면서 통신방송 융합 과정이 진행 중에 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은 네트워크의 연결 뿐만 아니라 콘텐츠와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다른 국가에서도 통신 사업자가 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는 많다. 일례로 캐나다 통신사 로저스와 벨 역시 스포츠팀과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내 다양한 콘텐츠 방영권을 갖고 있다.

이처럼 통신 사업자들이 방송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통신 서비스 다양화 때문이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제한되다보니 통신 서비스 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려워 진 것.

이미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미래에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통신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지금 서비스 다양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신 서비스 다양화 첨병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콘텐츠'에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CBS와 NBC의 반대로 스키니 번들 비즈니스를 할 수 없었던 것처럼 지금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대"라며 "AT&T는 단순히 채널을 모바일화 하는 것 이상의 엄청난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국내 통신방송 시장도 M&A 가능성 여전

이번 M&A는 국내 시장에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비록 정부 반대로 무산됐지만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것도 방통 융합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하고 콘텐츠 비즈니스를 접목하기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추구하는 플랫폼 사업의 중심에 미디어가 있고 , 이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몇가지 사업자만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무산되긴 했지만 SK텔레콤이 이같은 시도를 했고, 경쟁사들도 결국 시기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이 무산된 후 통신사의 케이블TV 인수가 잠잠해지는가 했지만 LG유플러스가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현재 통합방송법이 제정돼 국회 심의를 거치고 있다"며 "통합방송법이 IPTV 사업자가 MSO를 인수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욱이 정부도 유료방송 시장 발전방안을 마련하면서 소유겸영 규제 완화 및 케이블TV 광역화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M&A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실제로 현재 케이블TV 업계는 딜라이브가 매각 주간사 선정에 나서는 등 M&A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다.

또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는 "무선통신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탈통신'을 위한 M&A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다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이 무산된 전례와 같이 관련 규제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업계에서도 이번 AT&T 타임워너 인수가 국내 방송통신 업계 M&A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 정부의 승인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국내 방송·통신 지형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케이블과 통신사 간 등 물밑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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