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이 송민순 회고록 사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진실을 밝혀라"고 요구하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대한민국의 주권포기이자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문 전 대표는 기억이 안 난다고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원내대표는 "김정일 결재를 받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기권한 것인지 말을 돌리지 말고 정확하게 말해달라"며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해주지 않는데 이런 사람이 청와대에서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을 보좌했다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송민순 회고록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은 정갑윤 의원 역시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건 당사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며 "문제는 지금 당사자의 말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당에서 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최근 문 전 대표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치계)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 주장 역시 북한과 조율한 얘기인지 그 의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덕흠 의원은 "북한 인권결의안 김정일 결재 사태는 중대한 국기문란 사태이자 대한민국 정신과 영혼이 타락한 것"이라며 "독일의 유태인 학살과 아우슈비츠 사태 처벌을 히틀러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색깔론 공격 프레임' 피하고자 비난 수위 조절
다만 여당 의원들은 전날과는 달리 원색적인 비난을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주장한 '종북세력', '북한의 아바타', '간첩', 북한과의 내통' 등의 원색적인 비난에 따른 역효과를 차단하고 야당의 '색깔론 공격 프레임'에 빠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정현 대표는 "이번 사건은 특정 정치인의 언동을 따지려는 문제가 아니라 실추된 대한민국의 외교를 바로잡는 차원"이라며 "왜곡된 남북관계를 바로잡고자 사관(史官)의 심정으로 실체만 밝히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표가 북한과 내통했다'는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내통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특정 일을 비밀리에 추진한다'는 뜻"이라며 "야권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심윤조 전 의원 역시 "야당이 이번 사건을 종북몰이이자 색깔론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이 문제는 색깔론을 넘어 남북관계 근간을 훼손하고 북한에 저자세를 보인 외교 문제다. 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건전한 남북관계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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