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를 결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일 "경제민주화법, 상속세 이슈, 행동주의 투자자 요구까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여건이 무르익고 있지만 ▲지주회사 경영권 공격 가능성 ▲비지배주주 주식교환 참여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인 지주회사 전환 과정의 경우 '인적분할-주식교환'을 통해 지배주주가 쉽게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분할 및 재상장 이후 지주회사 주가는 대체로 약세를 보여 왔고, 자회사 지분에 대한 지주회사의 공개매수에 대해 비지배주주들은 지주회사 가치하락 가능성, 주식교환에 따른 양도차익과세 부담 등으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지배주주만 분할비율보다 더 좋은 비율로 주식교환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지주회사의 지배권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분할 후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시가총액이 현저히 감소하게 되면 경영권 공격 및 이에 따른 지배주주와의 지분 경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탓이다. 또 비지배주주들의 주식교환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경제민주화법안 중 '지주회사전환 인센티브 축소(법인세법 개정안 및 상법 개정안)'와 '보험사 자산운용비율 시가평가 산정(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고려될 것"이라며 "엘리엇을 필두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지배구조개선 요구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는 "상속세 이슈도 지주회사 전환을 촉발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면서 상속세(7조4천억원) 부담이 확대돼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처분하지 않고선 상속세 납부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 줄어든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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