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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팔고' 글로벌 IT 사업재편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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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등 시장 변화 놓고 엇갈린 전략 '주목'

[김국배기자] 글로벌 IT업계 강자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델, 시만텍 등 일부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택했고 HPE, 인텔 등 또 다른 기업들은 정반대로 특정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 시장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이들 기업이 서로 다른 각자의 전략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양상이다.

◆세계 최대 비상장 IT기업·사이버보안 전문회사 '출현'

지난 7일(미 현지시간) IT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비상장 IT기업이 나왔다.

합병 절차를 마친 델과 EMC가 '델 테크놀로지스'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한 것이다. 연간 통합 매출 규모만 무려 한화 약 81조 원에 이른다.

x86 서버 시장에 강점을 가진 델은 세계 스토리지 시장 1위 업체 EMC를 인수하며 기업(enterprise)용 IT 사업을 강화하게 됐다. 또 급부상중인 서버, 스토리지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통합 인프라(CI)' 시장에서도 입지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중견·중소 기업 비즈니스에 강한 델의 역량과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에서 굳건한 점유율을 보유한 EMC의 장점을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달엔 사이버 보안 업계에서 세계 최대 사이버 보안 전문 회사가 출현했다. 글로벌 보안업체인 시만텍이 웹 보안회사 블루코트를 사들인 것.

통합된 시만텍의 2016 회계연도 추정 매출은 42억 달러(한화 약 4조6천억 원)로, 이중 60%는 기업 보안(enterprise security) 부문이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정보관리 사업부문 베리타스를 떼내며 올초 '뉴(New) 시만텍'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블루코트를 통해 보안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게 됐다.

시만텍은 엔드포인트(Endpoint), 이메일, 데이터유출방지(DLP), 데이터센터 보안 분야에서 리더십을 갖고 있다. 블루코트는 시큐어 웹 게이트웨이 보안 분야 1위 업체다.

◆HPE·인텔은 '몸집줄이기'

또 다른 글로벌 IT기업 HPE와 인텔은 '몸집줄이기'에 나서며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가 공식 출범한 날, HPE는 소프트웨어(SW) 사업의 상당 부분을 영국 마이크로포커스에 88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HPE는 지난해 휴렛팩커드(HP)에서 분사해 떨어져 나온 기업 IT 서비스에 특화한 회사다. 지난 5월 서비스 사업부를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엔 SW 사업 부문을 또 다시 정리한 것이다.

HPE 측은 이번 매각이 "SW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SW정의 기술로 중심축을 옮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클라우드 환경에서 필요한 SW 역량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은 사이버보안 사업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맥아피 지분 51%를 약 3조4천억 원을 받고 사모펀드 TPG에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 49%는 계속 보유할 것을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맥아피를 인수한 인텔은 '인텔시큐리티'를 신설해 사이버 보안 사업을 해왔지만 개인, 기업 보안 시장 모두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반도체 사업과 연계 성과도 시원치 않았다. 최근의 인텔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사업 영역에 주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등 바뀌는 시장 상황 대응

IT 기업들의 사업 재편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IT 시장이 변모하고 있는 지점에서 나온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델과 HPE 등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들과 경쟁해야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 고객들은 이들 기업들로부터 서버, 스토리지 등 IT 인프라 장비를 구매하는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빌려쓰는 것을 차츰 선호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IDC에 따르면 전 세계 서버 매출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AWS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가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한다는 조사도 나와있다.

이에 따라 델의 선택은 위축되고 있는 시장에서 당장의 점유율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극복 방안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이버 보안 영역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보안 등은 사이버 보안 업계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시만텍이 인수한 블루코트는 웹 보안 뿐 아니라 최근 클라우드 보안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가는 회사라는 점이 부각되는 이유다.

매튜 가이드 다이멘션데이터 보안 그룹 이사는 "보안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이 증가하고 있고, 고객 역시 클라우드 이전으로 인한 비용절감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시만텍과 블루코트 통합은 보안 업계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흥미로운 기회"라고 평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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