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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상한제 폐지·분리공시 다시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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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잇단 개정안 발의 속 이통유통협회·참여연대 주최 토론회 열려

[민혜정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논의가 다시 들끓고 있다.

올 초 정부는 단통법 고시 개정을 통해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검토했지만 국회 등 반발로 무산됐다. 그러나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지원금 상한제 폐지, 분리공시 등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단통법 개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23일 참여연대와 '국민참여 대토론회 -말 많은 단통법, 국민과 함께 해법을 찾는다'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 제조사와 통신사의 지원금 분리공시, 내년 9월 폐지되는 단통법의 일몰 기한 단축 등이 논의됐다.

김연학 서강대 교수는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시장이 정체되고 시장 점유율이 고착화되면서 보조금 규제의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커지고 있다"며 "경쟁을 장려해야 할 규제기관에서 경쟁을 제한해 사실상 과점이익을 보호해주고 있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방송통신위원회가 25만~35만원에서 정하는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선 보조금 지원 상한제를 폐지해 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궁극적으로 단통법도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상한제가 폐지돼 초기 약간의 혼란이 있더라도 시장 기능에 의해 통신사들이 적정 수준의 경쟁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위해 분리 공시가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단말기 부담 완화를 위해선 분리공시를 도입해야 한다"며 "분리공시는 본래 단통법 시행 당시 시행령에 규정도 있던 것인데 국무회의까지 의결된 것을 규제개혁위원회가 부결시켜 결국 도입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리 공시 제도는 단말기 가격 인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책"이라며 "규제개혁위원회가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없도록 단통법을 개정해서라도 반드시 분리공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예 단통법 일몰 기한을 줄여 조기 폐기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단통법은 요금인가제하에서 보조금 경쟁을 못하게 묶은 일종의 가격 규제"라며 "단통법은 3년 일몰제로 출범했는데 섣부른 개정보다는 차라리 일몰을 앞당 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차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업자는 경쟁사의 허를 찔러 점유율 경쟁을 펼친다"이며 "일주일 간격으로 지원금을 공시하는 제도는 이를 거스른다"고 꼬집었다.

다만 지원금 상한제 폐지는 소비자 차별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에 '상향' 정도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분리공시는 내수 의존도가 낮은 제조사의 영업기밀이 공개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지금 당장 공시지원금 상한을 폐지하게 되면, 단통법 이전의 이른바 '보조금 대란'이나 '호갱'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원금 상한을 상향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폐지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교수는 "삼성, LG 등 제조사의 내수 시장의 비중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사 장려금을 공개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제조사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며 "분리공시는 국가가 강제로 제조사의 영업 비밀을 공개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단통법의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개정안 논의가 신중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현석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단통법으로 인해 이용자 차별이 해소되고 유통시장이 투명화됐다는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며 "실무자 입장에서 입법 취지를 원칙적으로 공감하되 (단통법 개정을) 충분히 논의하고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영수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단통법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려준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특히 최근 발의된 위약금 상한제 폐지(약정기간 이내에 해지하게 될 때 통신사가 부과하는 위약금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는 지원금 상향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논의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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