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제1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과 경찰, 국세청, 국정원 등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출 요구 시 법원의 허가를 의무화한 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관심을 끌고 있다.
9월 정기국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민주가 이 법안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방송통신 분야 중점 법안으로 추진할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16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민주는 지난 11일 하반기 중점 입법 과제로 '제1차 주요 추진 법안' 36개를 우선 선정했다. 5·18 특별법, 경제민주화, 검찰개혁, 민생 및 청년 일자리, 법인세 인상, 세월호 진상규명, 누리과정 예산지원 등 핵심 쟁점들이 두루 포함됐다.
방송통신 분야에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방송법, 방통위법, 방문진법 등이 중점 추진 법안으로 포함됐다. 현행 방송통신위원회의 KBS, 방송문화진흥회(MBC) 이사 추천 권한을 국회로 이관하고 보도제작 및 편성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편성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이들 공영방송 관련 법 개정안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의원 162명이 공동 발의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편파 시비가 끊이지 않는 공영방송 뉴스 편성에 대해 방통위를 위시한 정부의 입김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경우 지난달 신경민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수사기관이 이동통신사와 포털 등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자료를 요구할 경우 의무적으로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통신자료 제공 대상인 해당 가입자에게도 자료 제공 사실과 내용을 30일 이내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수사기관이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면 사업자는 원칙적으로는 이를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지위상 순순히 건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강제 사항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달 들어 같은 당 전해철, 최명길 의원도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정부기관의 수사권 남용을 막는 동시에 인권 침해 소지를 적극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검경의 무차별적 요구로 지난해 통신사들로부터 받아간 통신자료가 1천만건을 넘는다"며 "대선 전 여론 단속을 위한 광범한 공안수사 가능성이 크고 표현의 자유 위축이 불가피해 당 입장에서도 대응할 필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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