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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공정위, SK-CJ M&A불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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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제한성 심각하다 판단, 이중 규제 아니다"

[조석근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를 최종 불허했다. 양사 M&A시 시장 독점이 강화된다는 이유에서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5일 전원회의를 열고 양사 주식 매매 및 합병을 금지하는 시정조치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

-유료방송 관련 공정위가 유럽과 미국 경쟁 당국의 권역별 획정 사례를 참조했는데, 우리 학계에는 이 같이 권역별 획정 사례가 드물다는 얘기도 있다.

"국내사례는 방통위가 시장 획정한 것과 동일한다. 구역시장으로 봐야 되는 것은 동일하고. 이것은 경쟁법 전문가 어느 분한테 물어봐도 금방 차이가 나타난다. 실제 경쟁이 지역, 구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사례도, 미국의 경우 위성방송사업자 간 기업결합에 있어 위성방송사업자의 사업범위가 전국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시장으로 획정을 했다. EU의 경우도 많은 경우에 지역시장으로 획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M&A로 알뜰폰 경쟁이 위축될 것으로 봤는데. 사실 알뜰폰 사업 자체가 이통사의 하위사업에 불과하고, 가입자 수 자체도 지금 정체 상태다. 과연 이번 M&A로 알뜰폰 사업의 경쟁을 제한하게 될 지 의문이다.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2010년 도입 이후 기존 이통사업자들을 견제하는 효과가 굉장히 컸다. 이통시장에서 1%, 2%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게 굉장히 어렵다. 현재 이통시장은 3사 간 5 대 3 대 2의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알뜰폰 도입 이후, 불과 5~6년만에 10% 이상으로 성장했다. 이것은 굉장히 높은 성장세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사업으로 요금인하 등 혁신을 주도하는 이른바 독행기업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기업을 시장에서 제거하면(M&A로)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 경쟁이 줄어든다고 판단했다."

-이번 M&A가 이뤄지면 CJ헬로비전의 유료방송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유료방송사들의 매출은 요금보다 홈쇼핑이나 광고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요금을 올리면 가입자와 매출이 줄어드는 데 과연 공정위 판단대로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은 지 모르겠다.

"유료방송사 수입 중 물론 광고수입 등 이런 것도 있지만, 여전히 방송수신료 수입이 제일 크다. 단순히 시장점유율이 높아진다는 것 만으로 이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전환율 분석인데. 결합당사회사 간 구매전환율이 클수록 단독의 인상, 가격인상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UPP 등 분석을 통해 이번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가격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 됐다."

-독과점이 우려되면 시장 점유율 50% 제한 등 조치도 가능하다. 실제로 방통위나 통신업계가 이를 활용하고 있다. 이번 M&A에 대해 전체 합병을 금지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장제한을 임의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는 경쟁법적으로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경쟁을 잘해서 시장점유율이 올라갈 수 있는데 그것을 임의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얼마 이하로 해라, 이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조치가 아니다.

아울러 이같은 행태적 조치가 가능한지도 면밀히 따져봤으나, 실효성 있는 시정이 어렵다고 판단 했다. 그밖에 자산매각조치나 이런 구조적 조치 역시 독과점 폐해, 그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는 데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번 심사에 7개월 넘게 걸렸는데 기간도 길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러 가지 방대한 자료검토, 또 해외사례 검토,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경제분석 등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특히 기업결합심사는 경쟁제한성을 우선 판단하고,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다음이 진짜 고민이다. 미국도 1단계, 2단계로 나눠 진행하는 데 1단계에 경쟁제한성이 없으면 심사를 스톱하고 2단계로 넘어가면 60일의 기간이 있는데 역시 자료보정기간은 다 뺀 것이 그렇다. 60일 동안 어떤 조치방향을 결정하고, 그다음에 조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거의 무기한이다.

우리도 시정조치를 어떻게 할 지 고민이 굉장히 깊었다. 각종 해외사례를 다 분석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릴수 밖에 없었다. 짧게 하면 졸속으로 심사했다고 비판했을 것이다."

-지금 공정위가 권역별 점유율을 문제삼아 이번 M&A를 불허한 것이 방통위와 미래부의 '합산규제'와 배치된다. 이중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중규제는 아니다. 방통위나 미래부는 방송법,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고 우리는 공정거래법 상 경쟁제한성 있는 기업결합을 차단한 것이다. 또 합산규제에 오해가 있다. 과거 SO는 구역의 3분의 1 이상 갖지 말라는 규제가 있었다. 그런데 위성방송사업자 규제는 없고 IPTV사업자는 다른 규제가 있었다. 합산 규제 도입 취지는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이다. 똑같은 유료방송사업자인 만큼 SO 따로, 위성방송사업자 따로, IPTV사업자 따로는 형평성상 문제가 있어 한 것이다.

과거에 공정위가 권역규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경쟁 활성화 측면의 규제 개선 차원에서 권역별로 잘게 쪼개 보지 말고 광역화 하자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현행 방송법상 78개 권역으로 쪼개놨지 않았나. 이런 제도하에서 시장에서 경쟁이 어느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또 여러 국내외 사례를 분석해 보니 방송구역별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1위 사업자는 점유율 29%의 KT다. 이번 M&A가 이뤄질 경우에도 SK 측은 점유율 25%로 2위에 그친다. 이 탓에 이번 불허를 놓고 KT에 비해 역차별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역시 오해다. KT가 왜 1위 사업자인가. 점유율이라는 것은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 소주 사건도 그렇고, 소주와 맥주 간 대체관계가 있는지, 그다음에 음료수 간 대체관계 이런 것을 중점적으로 봤다. 수요 대체가 일어나는지, 실제 경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보는 것이다. 이것은 구역별로 경쟁이 이뤄진다. 구역별로 상품과 서비스, 요금이 다 다르다. 전국으로 볼 때 KT가 가입자 800만으로 1위다 이렇게 편의적으로 보는 것과 우리가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결합이 경쟁제한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그러니까 실제 경쟁이 일어나는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제한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되는 것이다. 이 것이 시장 획정이다. 시장 획정이 기업결합심사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전국으로 보면 안 된다."

-이번 공정위 판단이 방송통신시장의 구조조정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공정위는 1998년과 2002년 현대차 기아차 인수건, SK텔레콤과 신세계 이동통신 인수건 때도 독과점 심화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예상됐지만 허용한 바 있다.

"이번 불허 판정으로 케이블산업 업계 M&A를 완전히 막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SK텔레콤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이고 CJ헬로비전은 케이블 1위업체이면서 알뜰폰 1위 업자다. 1위 사업자간 기업결합이고 그에 따라 경쟁제한 우려가 대단히 크다는 판단에서 금지한 것이다. 물론 통신사하고 SO간에, SO와 MSO간 기업결합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각각의 경쟁제한 정도는 다를 수 있다. 1위 기업간 기업결합은 경쟁제한 정도가 아주 강한 것이고, 그래서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나간 것이다. 이건보다 경쟁제한 정도가 적은, 경쟁제한 정도가 적은 기업결합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경쟁제한성 정도가 달라지고 거기에 따라서 조치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과거 기업결합 조치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조치에 대해 지금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또 이번건은 경쟁 당국으로서 1위 사업자간 기업결합으로 기업결합 전에 비해 기업결합 후 독과점과 소비자피해가 우려돼 엄정한 조치를 한 것이다."

-공정위가 최종적으로 M&A를 불허했는데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해당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오늘 오전 미래부에 심사결과를 통보를 했다. 미래부가 관련 절차에 따라서 조치를 할 것이다. 또 시정 조치에 대해 해당 기업이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결합건에 대한 행정소송이 가능한 것은 많지는 않았다."

세종=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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