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지난 총선에서 폭넓은 국민 지지를 확인하면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총선 리베이트 의혹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해 대선주자 안철수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압박에도 뚝심을 보이며 국민의당을 38석의 제3당으로 키웠다. 그 과정에서 안 대표는 당의 구심점으로 분명한 입지를 다졌다. 기존 정치에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받으며 차기 주자 경쟁에서도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박빙 1위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김수민 의원 발 총선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안 전 대표는 상당한 상처를 받았다. 최초 문제가 불거지자 안 전 대표는 "커다란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고, 당 진상조사단에서도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지만, 의혹은 갈수록 커졌다.
안 전 대표는 고개를 숙이고 엄정한 대응을 약속했지만, 민심은 냉랭했다. 결국 안 전 대표는 창당 149일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통해 대선 가도를 다시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찾았다는 평가다. 상당한 상처는 받았지만 책임정치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정치로 차별성을 갖게 됐다.
리베이트 사건에서 안 전 대표가 직접 연루되지는 않아 도덕성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고, 본인이 직접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서 부패 문제에 강력 대처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오히려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 대표로 그간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지 못했던 것과 달리 약 6개월 먼저 대선 가도에 나서게 돼 야권의 대선 시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득보단 실이 크다는 말도 있다. 무엇보다 창당 초기로 아직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국민의당이 안철수 전 대표라는 비교할 수 없는 당의 중심을 잃으면서 당분간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하다.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기존 기득권 정당과 차별화된 의정활동으로 대선의 힘을 얻으려 했지만, 다소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민의당을 통해 변화를 원하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면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 행보 역시 어렵게 된다. 리베이트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대선주자로서의 리더십을 의심받은 것도 문제다.
그러나 대선주자로서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새로운 시작을 맡게 됐다. 대선주자로 다시 지지율 상승을 이끌 계기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장외에서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던 기존 정치에 대한 변화 열망을 안 전 대표가 더욱 받아안는다면 더 강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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